제주출신 고훈식 시인 「…아프지나 맙써」

'…아맹호(아래아)여도 빈복다리 집만 닮아부럼쩬/각시는 더 찐호(아래아)게 화장을 혼(아래아)다/화장 아니호(아래아)여도 될 날이 올 것고(아래아)치/화장호(아래아)젠 호(아래아)여도 못홀(아래아)날이 올것고(아래아)치'('눈물 솜(아래아)지는 각사의 화장'중)

가난하게 보일까봐 아내의 화장은 더욱 짙다. 착한 마음을 가질 자격도 없다는 저자의 심정이 제주어의 운율과 연결돼 정서를 극대화시킨다.

삼도2동 출신 고훈식 시인의 제주어 시집 「못호여도 좋난 아프지나 맙써」는 제주어의 매력을 문학으로 뽑아낸 작품이다.

저자에게 있어서 제주어는 도민의 정신이자 자존심이다. 정신이 깃들었기에 시속에 드러난 자연과 문화에서는 제주다움이 물씬 드러난다. 

52편의 감성적인 시들이 수록됐고 제주어를 잘 모르는 독자들을 위해 표준어 번역을 실었다.

전문적인 제주역사·문화 정보와 오랫동안 제주에 살아온 저자의 경험이 눈길을 끌고 부록으로 수록된 제주어 찾아보기, 제주어 표기법 등은 제주어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도서출판 수필과비평사·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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