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경호 기자

곶자왈공유화재단·㈔곶자왈사람들 24일 심포지업
강영식 박사 "옛 주민들 불렀던 고유지명 반영해야"

곶자왈의 '개념'을 정립하는 과정에서 옛 주민들이 불렀던 '고유 지명' 등 문화적 측면이 함께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곶자왈공유화재단과 ㈔곶자왈사람들은 24일 김만덕기념관에서 '곶자왈의 정의(定義) 정립'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김효철 곶자왈사람들 상임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자유 토론'에는 송시택 함덕중학교 교사와 윤용택 제주대 교수, 강창룡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강영식 박사, 김대신·안웅산 세계유산·한라산연구원 연구사가 참여해 곶자왈 개념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강영식 박사는 "자연환경 의존도가 높았던 1970년대 이전까지 제주사람들에게 곶자왈 지대는 임산물을 이용해 집을 짓거나 농기구를 만들었으며, 식용재료를 구하는 장소였다"며 "특히 곶자왈의 자연환경은 우마를 방목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고 강조했다.

사진=고경호 기자

특히 강 박사는 본보가 지난해 10회에 걸쳐 기획 보도한 '곶자왈의 고유 이름을 찾아서' 중 '서림곶'(무릉곶자왈) 답사를 통해 확인한 '삼가른구석' '고래모들' 등 옛 지명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강 박사는 "무릉곶자왈 내 '삼가른구석'은 화전을 일군 후 맨 처음 심었던 게 '삼'으로 '삼을 갈은 곳'이란 의미"라며 "옛 주민들이 불렀던 곶자왈 관련 지명에 대한 반영은 분명 곶자왈의 정의를 정립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용택 교수 역시 "곶자왈 보전을 위해서는 정의와 범위에 대한 인문학과 자연과학간의 융복합적 연구가 필요하다"며 "지금의 곶자왈 범위는 옛 주민들이 얘기하는 '곶'과는 거리가 있다. 옛 주민들이 얘기하는 '곶'에 대해 샅샅이 조사하는 등 곶자왈의 정의를 문화적인 측면을 포함해 폭넓게 가져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 곳·곳자왈의 어원과 의미'로 발표에 나선 오창명 제주국제대 교수는 "'곶자왈'은 1990년대 초반부터 사용된 '신조어'로 '곳' '고지' 혹은 '곳자왈'로 쓰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만 20여 년 동안 사용된 신조어 '곶자왈'을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의미나 개념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해서 정의 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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