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관중 꼴찌에 '창원시장 응원' 약속…"성적 꼴찌에 구름관중 한화 부러워"

바야흐로 프로야구 관중 800만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23일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는 400만 관중을 돌파했다.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2095명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868만명이 올해 야구장을 찾을 전망이다.

그러나 구단별로 살펴보면 지역에 따라 '관중 빈부격차'가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야구에 빗대자면 성적은 불 같은 강속구 같지만 관중 동원력은 느린 변화구 같은 구단이 있다.

반대로 성적은 변화구 같으나 강속구처럼 뛰어난 관중 동원력을 자랑하는 구단도 있다.

앞 대표 사례가 창원에 연고를 둔 NC 다이노스라면 뒷 사례는 대구에 연고를 둔 삼성 라이온즈나 서울에 연고를 둔 LG 트윈스다.

29일 현재 NC는 41승 2무 24패의 기록으로 시즌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시즌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힐 만큼 탄탄한 전력을 자랑했으며 주변의 기대도 컸다.

김경문이라는 명장이 지휘봉을 잡고 있고 테임즈, 박석민, 나성범 등 확실한 스타플레이어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NC 홈구장인 마산야구장을 찾은 관객은 총 26만5187명으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관중 동원 1위인 두산 58만8355명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9위인 KT의 34만4151명과 비교해도 8만여명 가까이 차이난다.

역대 관중 수로 살펴봐도 NC는 창단해인 2013년 52만8739명으로 5위를 차지한 게 최고 기록이다.

이후 쭉 내리막길을 걸은 NC는 2014년 8위, 2015년 9위 등 관중 수에 있어서는 한 번도 상위권에 진입한 적이 없다.

지금껏 창단해만 제외하고 모두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며 올해도 가을야구가 유력한 강팀 치고는 초라한 성적이다.

이처럼 NC의 관중몰이가 저조한 이유로는 지하철이 없는 데서 오는 불편한 구장 접근성, 부족한 주차시설, 낡은 구장 시설, 주변 연고지(롯데, 삼성) 구단의 존재 등이 꼽힌다.

NC의 홈구장인 마산야구장은 1982년 설립돼 지금까지 총 4번의 리모델링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1만4천석 수준의 객석은 1만1천석으로 줄었다.

대신 테이블석, 내야 지정석 등을 대폭 늘려 관중들이 더 쾌적한 환경에서 야구 관람을 할 수 있게끔 배려했다.

하지만 이 같은 변화도 사람들의 발걸음을 야구장을 끌어당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연고 구단의 관중 동원이 여의찮자 창원시와 지역 유관 기관·단체들도 몸이 달았다.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2월 이색 약속을 두가지 했다.

올해 NC구단 홈경기 관중이 60만명을 돌파하면 치어리더들과 함께 응원단상에 올라 함께 응원을 펼치겠다고 했다.

이어 NC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면 카퍼레이드를 열겠다고도 약속했다.

창원시는 당시 'NC다이노스 2016 시즌티켓 구입식'에서 올해 NC 홈경기 가운데 주말 경기(36회)때마다 100좌석을 구매하기로 했다.

창원상공회의소·NH농협은행 창원시지부·BNK경남은행·한국노총 경남본부·경남신문·경남도민일보·마산봉암공단협의회도 주말·평일 홈경기때 최소 3좌석에서 최대 100좌석까지 티켓을 구매하기로 했다.'

NC 최현 홍보팀장은 "10개 구단 중 홈구장이 가장 낙후된 곳 중 하나가 NC"라며 "신구장이 들어서 주변 환경도 쾌적해지고 객석도 2만석 이상으로 늘어나면 관중들이 많이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현 구장의 경우 내야 테이블석 같은 경우 꽉 차지만 외야 낙후된 좌석은 텅텅 비는 경우가 많다"며 "교통의 불편함이나 협소한 주차시설 등도 문제지만 새구장이 들어서는 게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올해부터 홈구장을 새로 지은 라이온즈파크로 옮긴 삼성은 작년 대비 관중 수가 100% 가까이 늘었다.

넥센도 홈구장을 신구장인 고척스카이돔으로 옮기면서 관중이 1.45배 증가했다.

NC도 2019년 개장을 목표로 1240억원을 들여 2만석 규모의 신구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NC 배석현 단장은 "수도권에 비해 지역 구단들은 적은 인구 때문에 관중유치를 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다"며 "미국은 대도시가 전국에 흩어져 있으나 한국은 수도권에 대다수 인구가 몰려 있어 관중 유입 효과도 서울 원정경기가 더 좋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도 노력하는 만큼 NC에 관심을 가져주는 팬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며 "신구장이 들어서면서 주차공간 확대, 버스노선 정비 등이 이뤄진다면 관중 유치에 있어 가시적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불균형이 프로야구 관중 수에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도 있다.

올 시즌 가장 많은 관중이 찾은 구단 1, 2위도 모두 서울에 연고를 둔 두산과 LG다.

특히 LG는 31승 1무 36패로 시즌 6위에 불과한 성적이지만 총 관중 수는 57만4360명으로 1위 두산의 58만8355명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 프리미엄'을 한껏 누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NC 배석현 단장은 "창원시와 협의해 KTX 노선 증편, 셔틀버스 운행 등으로 지하철이 없는 핸디캡을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서부경남권에서도 NC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만큼 신구장 완공 등 인프라가 확충되면 관중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한화처럼 불편한 교통 때문에 접근성이 떨어지고 구장도 노후화한 구단이지만 팬들의 꾸준한 지지를 받는 경우도 있다.

한화는 성적이 꼴찌임에도 올해만 홈경기 10회 매진을 기록해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총 1만3천석으로 관중석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으나 팬들의 야구 열기도 뜨겁기로 유명하다.

KBO 관계자는 "한화는 패배도 많지만 극적으로 경기를 이기는 경우도 많다"며 "그만큼 긴장감있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해 '마리한화'라는 말도 있을 만큼 경기 흐름 자체를 즐기는 '중독성' 팬이 많다"고 설명했다.

구단별로 성적에 반비례해 관중이 드는 현상은 근본적으로 연고지의 인구 격차, 신생구단과 전통구단의 인지도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분석도 있다.

KBO 관계자는 "인구 격차에서 오는 빅마켓과 스몰마켓의 차이를 무시할 수 없다"며 "수도권은 인구 1000만에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와 광범위한 팬층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NC나 KT 같은 신생구단은 지역밀착 마케팅을 한다고 해도 길게는 30년 전통을 자랑하는 프로야구 '원년멤버'와 인지도 측면에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며 "NC만 보더라도 연고지인 마산지역에 기존 롯데팬이 많아 이들을 관중으로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느냐"고 덧붙였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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