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문상고 학생들이 급식소 "동백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중문상업고등학교의 급식소 ‘동백관’은 학생들에게 점심만을 제공하는 평범한 공간이 아니다.

 급식소에는 나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는 학생들의 넉넉한 마음이 가득하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동료들과 사랑을 나누기 위한 모금함이 비치되는 한편 학생들의 기발한 환경정화 아이디어가 곳곳에 피어나는 등 인성교육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돕기, 잔반줄이기, 십자말놀이(퍼즐게임), 환경미화 등 다양한 사업이 급식소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나눔의 사랑터 ‘동백관’=급식소에는 학생들에게 작은 나눔의 사랑을 심어주기 위한 모금함이 비치돼 있다.

 주머니 속의 100원짜리 동전을 모아 가정형편이 어려워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친구들을 돕기 위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학생회 주관으로 지난해 모아진 12만원은 급식비를 내지 못한 3명의 학생에게 전달됐다.

 모금함은 올해 환경정화활동과 결합되면서 작은 나눔의 사랑을 한 걸음 더 발전시키고 있다.

 학생들은 급식소에서 나오는 폐상자를 판매하는 외에도 폐식용유를 이용해 직접 제작한 재생비누를 판매, 24만원의 성금을 마련했다.

 학생회는 모금액을 내년 2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급식비로 전달할 계획이다.

 작은 나눔의 사랑에는 학생들만 참여하는 게 아니다. 지난해에는 급식소의 조리보조원들이 불우학생과 자매결연을 맺고 급식비를 지원했고, 교직원들도 매년 급식비 모금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정명수 중문상고 교장은 “작은 나눔의 사랑이 계속되면서 가정형편으로 점심을 거르는 학생은 한 명도 없다”며 “교육공동체가 십시일반으로 모은 작은 사랑으로 큰 사랑의 물결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공동체가 함께 하는 열린 급식=중문상고의 급식은 학생·학부모들과 함께 하고 있다. 학교 홈페이지에 급식운영계획서, 주간 식단표, 잔반줄이기행사 등 다양한 내용들을 공개함으로써 학생들의 급식에 대한 참여를 확대하는 한편 학부모들도 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교육공동체가 함께 하는 급식은 잔반줄이기를 비롯 영양소와 시로 풀어보는 십자말놀이, 설문조사 방법도 진행되고 있다.

 음식물쓰레기 줄이기 일환으로 실시한 잔반줄이기는 행복을 의미하는 ‘파랑새 티켓행사’로 불린다.

 학교는 음식을 깨끗하게 먹은 학생에게 파랑새티켓을 나눠준 후 50장을 모은 학생에게 도서상품권을 전달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만도 파랑새티켓 50장을 모은 13명의 학생이 도서상품권을 받았다.

 십자말놀이도 학생의 급식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영양소와 시로 풀어보는 십자말놀이 정답자를 추첨, 컴퓨터디스켓을 상품으로 전달하고 있다.

 중문상고의 급식소 운영은 대외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다. 점심식사 뿐만이 아니라 환경·봉사활동의 장으로 급식소가 바뀌면서 중문상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제주도교육청의 환경보전실천사례 최우수학교에 선정됐다.

 강환식 영양사는 “학생들은 연중 실시되는 파랑새티켓행사를 통해 남김 없이 음식을 먹는 태도를 배우는 동시에 환경정화에도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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