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끝내 익명을 고집한 두명의 독지가가 올 설날에도 어김없이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면사무소를 찾았다.

 이름을 밝히면 선행을 계속할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은 설연휴 전날인 3일 안덕면사무소를 방문,거택보호자와 생활보호대상자를 돕는데 써달라며 각각 20kg짜리 쌀 24포대(110만원어치)와 12만원을 기탁했다.

 각각 3년째,6년째 계속돼온 선행이어서,면사무소 직원들은 이들의 신원을 알고있지만 본인들의 완강한 태도 때문에 공개를 못한다고 말했다.

 한 직원의 귀띔을 통해 대충이나마 알게된 이들은 화순리 지모씨(54)와 대평리 한모씨(56).

 매년 설날을 전후해 거택보호자 20∼25명에게 100만원 안팎의 쌀을 전달해온 지씨는 주위에서 ‘짠돌이’로 통한다.평소 씀씀이가 작고 인색(?)하기까지 해 “3년전부터 남을 도왔다는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라는 것.지난해 설날에는 그의 선행을 ‘익명’으로나마 세상에 알렸다가 면사무소 직원들이 호된 질책을 들었다고 한다.

 지씨가 개인사업이라도 하고 있다면,한씨는 사정이 훨씬 안좋은 경우.93년 제주도에 온후 혼자살고 있는 한씨는 1년간 모은 저금통을 털어 이웃을 도운게 벌써 6년이 됐다.한해 10만∼15만원에 불과하지만,그의 형편을 감안하면 적은 돈이 아니다.

 면사무소 관계자는 “절대 알리지 말하고 했는데 나중에 무슨 말을 들을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김성진기자><<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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