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우 노하우석세스 시스템 대표·논설위원

"한국의 입장은 어렵기만 하다.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중국에 걸고 있는 우리 현실에서 사드를 받아 중국과의 불화를 초래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지만, 그렇다고 국가방위를 미국과 같이하고 있는 입장에서 미국의 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지, 아니 거절하는 게 옳은지…. 그야말로 어려운 문제다. 받으면 중국을 잃고 안 받으면 미국을 잃을 가능성이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의 선택은 과연 어떠해야 하는지를 나는 독자들과 같이 생각해 보고 싶은 것이다"

2014년 8월 서점가를 달궜던 화제의 책 「싸드」 서두에 나오는 작가의 말이다. 우리의 선택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기도 전에 박근혜 정부가 주한미군 사드(THAAD)배치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사회의 역학 관계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중국과 한국은 이미 운명공동체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과 미국의 교역량은 이미 하향선을 그린 지 오래고 중국은 한국 경제의 압도적 파트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은 주석의 무례한 언행에도 불구하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이 사드를 받는다면 미국 편에 서서 중국과 전쟁을 하자는 뜻에 다름 아닙니다. 당장은 미국의 뒤가 안전할지 모르겠지만 중국과 적이 되는게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닐 겁니다. 중국은 반드시 복수를 합니다"

소설이 현실이 됐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가 결정되자마자 중국은 전례 없는 강도로 비난했다. 한미 양국이 8일 미국 THAAD의 주한미군 배치를 공식 결정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는 곧바로 홈페이지에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입장을 담은 '외교부 성명'을 게재해 그들의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을 예상하면서도 미국은 왜 사드 배치를 지금 강행해야 했을까.

"MD를 살리려면 무조건 사드를 한국에 배치해야만 해요"

"한국에 사드를요"

"네. 미국의 미사일방어망은 중국을 적국으로 상정하고 전개되고 있어요. 겉으로는 북한 핵과 미사일을 들먹이지만 실제로는 중국이에요. 원래 MD는 중국의 미사일이 날아오면 태평양 상공에서 격추시키도록 돼 있었지만, 성공률이 너무 낮아 사드를 중국에 가장 가깝게 배치해야만 MD가 살아요"

"사드 없는 MD는 무용지물이란 얘기군요."

소설 속에서 현실의 문제점을 파악할 수 있다.

작가의 말처럼 소설 서두에 사드의 한국 배치를 둘러싼 작금의 전개에 대해 의식 있는 국민과 함께 고민해보자.

미국과는 혈맹의 안보 조약을 맺고 있고, 중국과는 최대 교역국이라는 관계를 맺고 있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첫째,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이미 중국의 장화이자동차는 삼성에스디아이(SDI)가 생산한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생산을 중단했다.

둘째, 관광객 제한조치다.

중국이 관광객의 발을 묶어 놓을 경우 제주경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중 중국인 비중이 85%이상이다. 올 한해 제주를 방문한 유커들이 100만을 웃돌고 있는데 이는 제주의 서비스업 생산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중국이 반한 감정을 일으키며 한국 투자의 회수에 나선다면 제주도는 폭탄에 맞을 것이고, 제주도의 과도한 부동산 거품도 한순간에 붕괴될 수도 있다. 평화의 섬 제주도를 살릴 수 있는 묘안은 정말 없는 것일까? 이제는 도민의 관점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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