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미팅도 끝나고 크리스마스 휴가는 다가오는데 자유계약선수(FA) 박찬호(28)의 거취는 여전히 안개에 가려져 있다.

박찬호는 당초 예정보다 하루 빠른 18일(한국시간)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비밀리에 만나 FA 다년 계약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밝혀졌으나 회담 내용에 대해선 일체 함구한 채 협상대상 구단조차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박찬호와 다년 계약이 가능한 구단은 원 소속구단인 LA다저스와 아메리칸리그의 텍사스 레인저스 2구단으로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만 해도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메츠, 뉴욕 양키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 많은 명문구단들이 거론됐지만 이들 팀은 올겨울 트레이드와 FA 계약을 사실상 마무리지은 상황이다.

박찬호의 거취와 관련해 로스앤젤레스의 지역 신문 데일리뉴스는 다저스의 댄에번스 단장이 이번 주중 보라스를 만나 협상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박찬호와 다저스는 계약기간에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ESPN의 인터넷 사이트는 19일 박찬호는 연평균 1천500만달러에 7년 계약, 총 1억500만달러를 희망한다고 못박았으나 다저스는 7년이라는 기간에 부담을 느끼며 4년 재계약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저스는 연봉 또한 박의 희망보다 다소 적은 1천300-1천400만달러를 적정선으로 여기고 있다.

양측이 연봉 액수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계약기간에는 의견을 달리하기 때문에 한쪽이 양보하지 않으면 협상은 난항을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텍사스 지역신문들은 레인저스가 박찬호를 영입대상 4위에 올려놓았다며 계약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분석했으나 변수는 없지 않다.

최근 텍사스 살림을 책임지게 된 존 하트 신임 단장이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의외의 베팅을 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찬호의 진로가 다저스와 레인저스로 좁혀졌지만 이번 주중 가닥을 찾지 못한다면 다년 계약이 크리스마스 연휴를 지난 내년 1월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서울=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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