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설문 결과…현상 유지 또는 하락 가능성 내놔
6월 국토연구원 조사도 비슷…시장양극화.재건축 등 변수

제주 공인중개사들이 올해 하반기 도내 '주택'시장이 숨을 고를 것으로 전망했다.

매매·전세·월세 가격 보합세를 예상한 가운데 상승보다는 '하락'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18일 한국감정원이 협력공인중개사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해 진행한 공인중개사 대상 설문조사에서 공인중개사들은 하반기 주택 매매가격 보합세(55.1%)를 점쳤다.

전국적으로 상승세(24.8%)가 하락(21%)에 앞선 것과 달리 제주는 '약보합세'에 전망이 쏠렸다.

'주택경기 불확실성'으로 인한 관망세(62%)와 상승·하락요인 혼재(21.8%),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10.4%) 등이 복합된 결과다. 

제주는 또 최근 미분양 증가 등 시장 양극화 경향과 과도한 집값 상승로 인한 피로감 등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6월 국토연구원의 '지역 부동산시장의 차별적 변화와 시사점'보고서에서도 비슷한 결론이 도출됐다.

보고서에서 공인중개업계는 '현재 주택 공급 속도(37.5%)가 부동산 가격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가계 부채'(20.8%)에 대한 우려 역시 도민 대상 조사(가계 부채 관리 대책 부담.45.5%)와 맞물리는 등 하반기 자금 회전률 둔화가 부동산 시장을 좌우할 변수로 부각됐다.

전국 대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경제 상황 역시 지역 내 양극화 등의 불안 요인으로 부동산 가격 하락을 자극(도민 22.7%, 중개업계 20.8%)할 요인으로 꼽혔다.

국토교통부 자료 역시 이들 전망에 힘을 보탠다. 5월말 기준 도내 미분양 주택은 122호로 전달(158세대) 대비 22.8% 감소했다. 악성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도 72호로 전달(108호)에 비해 33.3% 줄었다.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최근 2년 중 많은 수준이다. 이마저도 분양 대기 중이거나 한참 지어지고 있는 물량을 감안할 때 안심하기 어렵다. 

하지만 5월까지 주택 건설 인허가 누적 실적은 이미 전년 동기 대비 31.1%(2015년 6067호.2016년 79451호)나 늘었다.

준공물량도 5월까지 5767호로 전년 동기 2520호와 비교하면 갑절 이상(128.8%), 착공 물량은 8790호로 지난해 같은 시기 5540호에 비해 58.7% 증가했다.

무엇보다 현재 제주 주택 시장 상황을 '공급 과잉'으로 판단하기 애매하다는 점도 불안을 키우고 있다. 

6월말 기준 도내 주택매매거래량은 636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3%나 줄었다. 이에 반해 전월세 거래량(확정일자 기준)는 3796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42.1%나 늘었다. 천정부지 가격도 문제였지만 '매물'이 없다는 것이 공인중개업계 중론이다.

신규 분양과 재건축 역시 도내 주택시장 최대 변수로 꼽힌다.

금융결제원 등의 자료를 보면 5월까지 제주 평균 청약 경쟁률 99대 1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기록을 세웠다. 5월 첨단과학단지 '한화 꿈에그린'이 최대 338대 1, 평균 21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을 뿐 서귀포 화순 코아루푸르나임이 2순위 당해 마감한 것이 최고 실적이었을 뿐 청약을 진행한 7건 중 5건이 '미달'사태를 빚었다.

올 하반기 제주 첫 재건축사업인 '제주 해모루'(도남주공연립 재건축) 분양이 있다는 점도 관심사다. 도남주공에 이어 노형국민연립, 이도주공아파트 1단지, 이도주공아파트 2.3단지가 대기 중인 점도 향후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