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희 작가 「분홍여우가 온다」 펴내

"…기울어진 흙벽도 밥의 온기를 먹고/사람의 체온에 기대어 버티는 걸 거야…(중략) 청국장 끓는 아침도/시래깃국 펄펄 김 나는 저녁도/함께 흠흠거리는/벽은 따뜻해"(본문중)

상상력을 발휘하게 만드는 감성적인 시어들이다. 과거에 경험했거나 생각했을 만한 것들을 표현한 내용이 독자들과 폭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제주신인문학상을 수상한 신태희 작가가 신간 「분홍여우가 온다」를 펴냈다.

'껴안는데 자꾸 틈이 생긴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이번 작품에서 '거리'의 개념을 특별하게 강조했다. '분홍여우' '붉은 감옥' 등 색감을 곁들인 형상화와 시어의 무게감도 돋보인다.

책은 모두 4부로 구성됐고 65편의 감성적인 시들이 풍성하게 실렸다. 시간, 공간, 행동의 거리에서 미미하게 일어나는 현상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음미할 수 있는 책이다. 도서출판 문학의전당·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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