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수 칸전략경영 연구원 대표·경영학박사·논설위원

저성장기 시대의 경영전략

얼마 전 [4대그룹 총수들이 일제히 "위기다"…긴장감 속 신발끈 다시 맨다]라는 기사에서 삼성 현대자동차 LG SK 등 4대 그룹 총수 등 수뇌부가 잇따라 위기상황을 경고하고 나섰다고 한다. 

사업환경과 영업현황, 미래전망이 모두 모두 어두워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본무 LG회장은 "브렉시트 등으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세계경제 질서의 변화마저 감지되고 있어서 단기적 영향 외에 중장기적 영향까지 면밀히 분석해 대응하라" 고 지시했다고 한다.

지난 3월의 임원 세미나에서도 구회장은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깊은 고민과 통찰 △과감한 의사결정 △철저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었다. 최근의 경영환경 하에서 기업경영자들이 새겨야 할 올바른 충고와 지적이라고 본다.

우리나라 경제 전문가들은 향후 고령화·저출산, 투자 부진, 구조조정 실패라는 3가지 대내 요소를 한국경제의 성장률 하락의 원인이 될 것으로 지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외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 된다면 한국기업의 경영전략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할까?

먼저, 현금 유동성 확보와 원가절감, 구조조정을 기반으로 한 수익성과 내실위주의 경영체제 구축이 필요하며, 더 나아가서는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국내외 경제의 심각한 불확실성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경영상의 핵심요소들을 중심으로 시나리오 경영을 재수립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직원, 고객, 협력사와의 긴밀한 공감대 형성과 고통분담을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결국 한국의 기업들은 중장기적으로 저성장기조가 고착화될 것이라는 가정 하에 양적 성장이 아닌 내실경영 체제 구축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삼성이 외환위기 직후에 했던 것처럼, [우리 회사가 '망하는 시나리오' 워크샵]을 개최하여 회사의 존망을 위협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리스크 요인을 파악한 후 중점적으로 이를 챙겨보는 것도 바람직한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기업현장의 경영자 리더십 변화 필요

'교토식 경영'의 저자 스에마쓰 지히로 교토대 교수는 [일본기업은 '기술의 일본'은 있어도 '경영의 일본은 없다']라는 진단을 하면서, 일본 대기업들이 공장에서 제조 공정을 개선하는 작업만큼 마케팅이나 인사, 관리, 영업 등의 백오피스 부문에서 생산성을 개선하지 못했기 때문에 일본의 대기업들이 시장에서 도태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기업들은 화(和)를 중시하기 때문에 문제를 드러내고 고치려는 논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면서, 일본기업 회의에서는 어느 누구도 작은 의견 하나 제시하지 않는다고 한다.

즉, 현재 경영상황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도, 신규사업이나 새로운 마케팅을 제안하는 사람도 없는 이유는 혁신에 대한 욕구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회의 시에도 대부분의 기업에서는 타 부서의 문제점을 지적하거나 제안하려는 경우가 예상 외로 많지 않은 것을 볼 수가 있다. 

더 큰 문제는 대부분의 경우 경영자 외에는 의사결정을 내릴 사람도, 이를 책임질 사람도, 이런 결정에 대해 모니터링을 할 부서나 사람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보인다.

진대제 스카이레이크 회장은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은 '기업규모가 어느 정도 커지면 혁신과 열정이 사라지면서 성장이 정체되는 문제를 여러 차례 지켜봤다'고 토로하고 있다.

따라서, 혁신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지 않도록 경영자들부터 열정적인 혁신의 선도자가 되어 기업문화 혁신을 통해 경영시스템을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임기응변적으로 하는 경영과 시스템으로 경영하는 경우를 비교해 보고자 한다.

임기응변적으로 경영하는 경영자는, 매달 닥치는 대로 급한 것부터 처리하고, 리더에 대한 인사를 감(感)과 직관에 의해 실시한다.

직원들에 대한 처우를 본인이 느끼는 직원들 분위기를 바탕으로 결정할 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스피치할 때도 그때 그때 생각나는 주요 포인트를 이야기한다고 한다.

반면에, 시스템으로 경영하는 경영자는, 매달 반드시 챙겨야할 주요 아젠다 리스트에 따라 일하고, 리더들에 대한 인사는 역량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실시한다.

직원들에 대한 처우는 직원만족도 조사를 바탕으로 결정하며, 회사의 가치관에 입각하여 항상 일관된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한다고 하는 점이 다르다고 한다.

기업현장에서의 경영자의 리더십을 살펴보면, 아직도 수직적인 관계를 바탕으로 직원들에게 명령과 지시를 중심으로 하는 수직적 리더십을 적잖이 볼 수가 있다.

지금은 직원들을 성과를 함께 만들어 가는 파트너라고 생각하는 '수평적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임에도 수직적인 태도와 문화를 고집하는 과거의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바람직한 리더십의 기준도 바뀌고 있다.

지금의 리더십은 '나를 따르라'는 강한 리더나, 직원들에게 명령과 지시를 일삼는 수직적 리더보다는 직원들을 중심에 놓고 직원들의 역량을 존중하는 수평적인 리더가 큰 성과를 발휘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본다. 

기업현장에서 리더들이 유의하야 할 점은 진짜 주인공은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이 열정과 책임감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서포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 많다.

한마디로 직원들을 명령과 지시나 관리의 대상이 아니라 격려와 지원의 대상임을 알고 스스로 따르게 하는 수평적인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삼성 기업문화 혁신…대한민국 기업은 변신 중

지난 3월 국내기업 100개사 임직원 4만 명을 대상으로 9개월간 조사하여 발표한 대한상의_매킨지의 "한국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기업문화 보고서"에서 상명하복·야근 등 후진적 문화에 병든 한국기업은 조직건강에 빨간 불이 켜져 있다는 기사를 보면서 적잖이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 보고서가 나간 후 기업들의 변신을 보면, 선두주자는 역시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다움이다.

삼성의 기업문화 혁신을 보면 호칭을 바꾸고 회의를 줄이고 직급을 단순화하는 등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 이를 통하여 저성장 시대, 인사적체로 느려진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창의의 대명사인 구글과 애플을 따라잡겠다는 삼성의 전략인 것이다.

LG전자도 인사체계를 직급 위주에서 직책위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과장도 성과가 우수하면 팀장이 되고 차장, 부장을 팀원으로 둘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인사평가 방법도 지금까지는 일정비율을 정해 S, A, B, C, D등급으로 상대평가를 하였으나 앞으로는 S와 D를 제외한 나머지 등급은 절대평가로 바꾸는 인사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자동차 그룹은 워크스마트 제도를 도입해서 회의를 줄이고 결재시간을 단축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자유로운 보고문화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한다.

SK그룹은 지주회사 중심의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관계사들이 자율경영을 중시하고 있다고 한다. GS칼텍스는 구성원간 원활한 소통과 협업 활성화를 위해 GS강남타워 27층에 열린공간 '지음(知音)'을 마련해서 다양한 회의, 행사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효성 임직원도 사내 인트라넷 내 쌍방향 게시판인 '통통게시판'을 중심으로 업무효율성과 즐거운 직장생활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의 경우에는 지난해 사내 통신망에 개설한 '소통광장'은 전 임직원이 익명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사내문화를 개선하고 발전적 아이디어 등 다양한 관심사에 대하여 논의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직 이런 기업문화 변신이 대기업을 넘어서 중소ㆍ중견기업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되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는 대한민국의 기업현장에서 기업문화 개선을 넘어서서 경영혁신의 장이 열리도록 많은 기업들이 변화와 혁신의 선도적인 경쟁자가 되기를 열망해 봅니다.

다음에는, 한국기업의 조직건강도와 관련하여 분야별로 변화의 방향과 대안을 제시해보고자 한다.

한국기업의 상습적인 야근과 상명하복식 업무지시, 비생산적인 회의 등 후진적 기업문화로 병들고 있어서 이런 기업문화로는 저성장시대를 헤쳐나갈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직장인들은 가장 후진적인 기업문화로 생산성을 깎아먹는 '습관화된 야근'을 주 2.3회 하고 있으며 그저 '시간 때우기식' 야근이 생산성을 오히려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었다. 야근문화의 근본원인은 비합리적인 업무과정과 상명하복의 불통문화라고 한다.

그 외에 비효율적인 회의, 과도한 보고, 일방적인 업무지시도 후진적인 기업문화로 지적했다.

우선,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지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결재시 마다 방향이 뒤집히는 현상에 대하여 살펴보면, 경영자들도 리더십에 대한 훈련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업무를 지시할 경우에는 '업무내용인 what'을 지시하고, '업무목적인 why'를 설명하여 CEO의 의도를 전달하며, '업무방법인 how'를 질문하여 지시받는 직원이 업무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도록 할 구체적인 지시를 할 필요가 있다.

기업현장에서 임원들을 만나보면, 우선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하고 업무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함에도 프로세스는 없이 지시한 업무나 하라고 근성만 요구하는 경우를 적잖이 볼 수 있다. 

성장기에 이룩했던 과거의 성공요인이 미래의 성공을 담보하던 시기는 지나갔다고 본다.  

아울러 결재시마다 방향이 뒤집히는 이유는 업무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고 미시적인 업무지시에서 오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또한 기업들의 주간업무 보고양식을 보면 현안사항과 일반사항이 뒤섞여 있으며, 보고는 보고와 지시로만 끝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 편이며 회의내용을 정리하여 피드백 하는 경우도 이외로 많지 않았다.

회의 보고 시에도 주로 현안사항 위주로 보고하되, 현안사항 보고는 현황, 문제점 및 개선방안 중심으로 보고하도록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경영자의 일방적인 상명하복식 일방적인 업무지시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로서, 간부회의 등에 참석해보면 임원이나 부장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거나 때로는 NO라고 할 수 있어야 함에도 현실은 CEO의 지시를 받아 적기에 급급한 현실은 안타까운 현상이다. 

우리나라 기업에서 가장 먼저 변화해야할 대상은 경영자 자신임을 느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서두에 언급한 우리나라 4대기업 총수들이 지적하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경청해야할 점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상습적인 야근은 여러 경우가 있겠지만 직원들이 야근을 하지 않으면 눈치 보이는 기업문화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2016 대한민국 직장인 보고서를 보면, 하루 근무시간 중 집중근무에 대하여 설문한 내용을 보면 업무 몰입도가 64%에 불과하여 결국 하루 8.6시간 근무시간 중 5.5시간 정도 몰입함으로써 업무효율이 떨어지는 현상에 대하여 직원들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라고 본다.

이를 위하여서는 오전 9시부터 11시 반까지, 오후 1시부터 4시 반까지 업무집중 근무시간을 정하여 이 시간에는 회의도 가급적 피하고 잡담이나 이석도 금지하여 근무시간 중에 업무 몰입도를 높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또한 상습적인 야근은 일이 많아서일 수도 있으나 야근을 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일을 속도감 있게 하지 않고 노는 듯 일하다가 막판에 급피치를 올리는 현상 등은 없는지 돌아다보아야 할 것이다. 시간 중에 카톡이나 메신저 등을 피하고 업무 집중도를 높여서 생산성을 올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 비생산적인 회의는 준비되지 않은 회의에서 비롯된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회의 시작 전에 회의 자료를 숙지하고 대안을 챙기고 회의에 참석해야 함에도 준비가 전혀 없이 회의에 참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를 위하여 효과적인 회의방법을 요약해보면, 회의 목적을 명확히 정의하여 참석자에게 통지하고,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하여 회의시간과 종료시간을 설정하며, 회의에서 도출된 결론이 Action이 필요하면 실행자와 기한을 설정하고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회의 시에는 회의내용을 메모하고 회의 종료 후에는 요약 정리하여 발표해주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직원들과도 서로 공유할 수 있도록 전달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회의의 세가지 악습]을 보면, '회의는 하되 토론이 없으며, 토론은 하되 결론이 없으며, 결론은 있으나 실행이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지적은 한번쯤 우리 회사에는 해당되지 않는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네 번째, 과도한 보고의 원인은 보고를 위한 보고서를 위하여, 질보다 양으로 보고를 하는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보고는 현황, 문제점, 추진계획, 대응방안, 개선효과 등으로 1~2 페이지 내로 요약보고를 할 수 있도록 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도미닉 바턴 매킨지 회장이 진단한 한국기업의 문화를 지적한 내용을 보면, 국내 대기업의 가장 큰 문제는 안일한 자세라고 지적하고 있다. 

모든 글로벌 리더가 고민하고 있는 것을 보면 지금 이 시대의 '빠른 변화'를 지적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기업들의 안일한 자세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내용을 보면, 몇 십년의 경험과 역사가 한순간에 무너질 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이 민첩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하나의 의사결정도 수많은 부서의 논의와 결재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기업현장에서 경영자 최종 결재를 받는데 시간이 너무 걸려서 적기에 업무를 집행하지 못하는 부분은 우리 모두가 반성해야 할 부분입니다.

서로 책임을 안지려고 시간을 끌며 최고경영자의 의중에 맞는 결론을 도출하려고 노력을 하면서 시간을 끌고, 사안의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소홀함이 없는지 돌아다 보아야 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을 크게 뜨고, 시대의 변화에서 어떤 기회를 포착할 수 있을지 알아내는 것이라는 지적은 우리의 마음을 울린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한국경제의 저성장기 고착화를 대비하여 경영전략은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내실위주의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기업현장의 리더십은 수평적 리더십으로 바뀌도록 경영자부터 먼저 노력하고, 가장 잘나가던 일본 대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점차 도태되고 있는 원인을 반면교사로 삼아 혁신의 선도자가 되어 내부 경영시스템을 혁신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 혁신으로 기업의 조직건강도를 개선하여 기업의 지속적 성과창출을 도모할 수 있도록 구성원 모두 한마음으로 노력함으로써 저성장ㆍ저소비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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