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덕 시설물 자진철거 이후 10일 넘게 중단
"행정 소통 제대로 나서지 않아" 시선 냉담

속보=서귀포시 강정마을 크루즈터미널 우회도로 공사 부지에 포함된 컨테이너 등 시설물에 대한 자진철거(본보 2016년 7월 11일자)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이중환 서귀포시장의 갈등조정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서귀포시는 지난달 중덕삼거리 불법시설물에 대한 4차례 계고장을 발송하면서 강정마을회와 자진철거하기로 협의했다. 

이에 시는 지난 8일 오전 강정마을회의 컨테이너 2동과 망루 1개를 우회도로 공사 부지 밖으로 옮겼다.

하지만 나머지 시설물에 대한 자진철거는 진행되지 않았다.

이 시설물을 이용하고 있는 활동가 등과 자진철거에 대한 의견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진철거를 추진, 활동가들의 반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설물에 대한 자진철거는 10여일 넘게 중단된 상태다.

더욱이 활동가들이 자진철거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한편 시설물마다 '주인 허락 없이 손대지 마십시오'라는 문구가 붙이는 등 행정과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이처럼 중덕삼거리 시설물에 대한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오히려 갈등만 초래해 서귀포시의 갈등조정 능력을 바라보는 활동가와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활동가 A씨는 "애초 서귀포시와 강정마을 등과 시설물을 대체부지로 옮기는 것으로 협의가 이뤄졌다"며 "하지만 자진철거 일정과 대체부지 이전 이후 시설물 이용에 대한 협의 없이 철거가 진행됐다. 행정당국이 제대로 소통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귀포시 관계자는 "활동가들이 최근 시설물에 대해 강정마을회 명의가 아닌 조합 명의의 가설 건축물로 허가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이에 시는 받아들일 수 없으며 25일까지 자진철거를 하지 않을 경우 다음 행정절차를 이행하겠다는 공문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중환 서귀포시장은 최근 시민과의 대화 등에서 "갈등 관리를 시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주민들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