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공항이 매일 아침마다 '수속 대란'을 겪고 있다.

아침마다 출국장 앞 장시간 대기 행렬 반복
'여권자동판독기' 단 3대로 모든 심사 진행
일부 여행사 수수료 이유 탑승 임박해 수송

제주국제공항이 매일 아침마다 '수속 대란'을 겪으면서 제주관광 만족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3일 오전 7시 제주국제공항을 확인한 결과 출국장인 3층에는 외국인 관광객 1000여명이 150여m에 이르는 기다란 행렬을 이룬 채 비행기 탑승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대부분 제주에서 관광을 마치고 국내 타 지역으로 나가려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로 빌 디딜 틈 없이 가득 찬 인파 속에 장시간 줄을 서서 대기하는 등 지난 1월 폭설로 인한 제주공항 마비 사태 당시의 대란을 방불케 했다.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의 장시간 대기 사태가 평일·주말을 가리지 않고 매일 오전 7시부터 11시까지 반복되는 등 제주관광 이미지를 갉아먹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적 항공사들과 제주도자치경찰단에 따르면 오전마다 재연되는 제주공항의 '수속 대란'은 지난 5월부터 심화됐다.

도자치경찰단은 원래 수기와 여권자동판독기를 병행해 여권 심사를 진행했지만, 지난 5월부터 감사원 지적에 따라 모든 외국인관광객의 여권 심사를 판독기를 통해서만 실시하면서 소요 시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재 가동 중인 여권자동판독기는 단 3대로 장비 충원 등 후속조치 없이 여권 심사 방식이 변경되면서 제주공항의 수속 대란을 초래하고 있다.

제주국제공항이 매일 아침마다 '수속 대란'을 겪고 있다. 고경호 기자

일부 여행사들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을 탑승 시간에 임박해 공항으로 수송하면서 장시간 대기 사태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도자치경찰단 관계자는 "일부 여행사들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제주공항 면세점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출발 직전에야 공항으로 수송한다. 관광객들을 육지 쇼핑업체로 보내 송객 수수료를 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수차례 협조 공문을 통해 관광객들의 여유 있는 탑승을 요청해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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