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열 제주관광공사 사장

최근 한국 관광산업의 패러다임이 질적 성장으로 귀결되고 있다. 지난해 제주에서 시작한 질적 성장 정책은 최근 정부에서 7대 질적 성장지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서울시에서도 '서울관광 정책토론회'에서 질적 성장 방안을 논의하는 등 질적 성장은 대한민국 관광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의 1퍼센트라고 제주를 홀대할 수도 있겠지만, 관광산업에서만큼은 제주도정의 관광정책이 한국관광 전체를 견인하고 있음을 새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질적 성장으로의 목적은 환경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꾀할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필자가 30년 이상을 관광분야에서 일을 해오는 동안 최근처럼 역동적인 환경변화는 흔치 않았다. 제주만 보더라도 저비용항공사의 운항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 숙박시설 증가, SNS가 대세를 이루면서 관광지와 음식점 등 모든 부문에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국가 간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작년의 메르스 사태는 제주경제에 많은 영향을 줬고,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에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질적 성장은 관광제주 위상의 가장 핵심 키워드다.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많은 과제가 있겠지만, 필자는 가장 원천적이면서도 우리 모두가 쉽게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과제로서 '주인정신'을 들고자 한다.

질적 성장에서 질(質)은 국어사전에서 '사물의 속성 혹은 가치' 등으로 정의된다. '수처작주 입처개진 (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교훈이 있다. '어디서든 스스로 주인이 돼서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됨의 근본'이라는 뜻이다.

관광객을 만족시키고 오랫동안 머물게 하면서 소비지출을 이끌어내는 것, 단체관광객은 물론 개별관광객과 MICE 등 다양한 유형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중국뿐 아니라 많은 국가의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것은 우리 자신의 경쟁력이 강해질 때 가능한 것이다. 경쟁력이 강화되기 위해서는 결국 우리의 주인정신이 바탕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주인정신 없이는 영혼이 깃든 서비스가 나오지 않으며, 영혼 없는 서비스로는 관광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결국 '주인정신이 바탕이 돼야 질적 성장을 실현시킬 수 있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제주관광공사는 도민의 공기업으로서 관광산업이 제주경제의 버팀목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을 약속드린다. 10년 후, 20년 후 제주관광의 미래를 그리면서 제주관광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에 스토리를 입히고, 이를 기반으로 관광업계에서가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와 소통, 협업을 강화할 것이다.

아울러 최근 브렉시트(Brexit), 사드(THAAD) 미사일 배치에 따른 환경변화를 비롯해 국내·외 동향자료와 연구자료를 지속적으로 생산, 업계와 공유하면서 신속한 대응전략을 만들어내는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작년 메르스 사태를 현명하게 극복했듯이, 관광제주의 위상은 위기상황에서 슬기롭게 대처할 때 그 빛을 더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질적 성장이 뒷받침돼야 하며, 우리 모두의 주인정신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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