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현고 현종협 코치

백록기 용인술 열전

청운고 진순진 감독·용호고 안효연 코치 '국대' 출신
오현고 현종협 코치 4회 대회 첫 골…20년 후 지도자
"동기 부여·경기 몰입도 등 제주선수 성장 최고 기회"

'백록기'는 저절로 한국축구 스타의 산실이 된 것이 아니다. 한국 축구를 호령하는 뭇별들을 인도하는 지도자들의 용인술(用人術)도 한 몫 단단히 하고 있다.

이번 백록기 그라운드의 지휘자 중 경기 청운고 진순진 감독은 1998년 실업리그 선수 중 유일하게 국가대표에 발탁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실력파다. 경기 용호고 안효연 코치 역시 현역 시절 청소년 대표와 올림픽 대표, 국가대표를 모두 거친 엘리트로 경기장 안팎의 관심을 받았다.

백록기와 '20년'의 시간을 신화로 엮어낸 오현고 현종협 코치도 있다.

현 코치는 오현고 2학년이던 1996년 제4회 백록기 대회 첫 골 주인공이다. 당시 오현고의 성적은 4강이었다. 지도자로 데뷔한 2003년 현 코치는 모교인 오현고의 백록기 4강과 함께 했다. 이후 오현중 축구팀을 이끌었던 현 코치는 '섬 속 섬' 출신 스트라이커 지동원(독일 분데스리가FC 아우크스부르크)의 잠재력을 끌어낸 장본인이기도 하다. 지동원은 백록기 15·16회 우승(광양제철고)의 주역으로 스승을 향한 사은의 축포를 쏘아 올리며 백록기사(史)를 장식했다. 그렇게 채워진 20년이다. 

올해 '오현고'로 복귀한 현 코치의 각오는 남다르다. 현 코치는 "축구 인생에 있어 백록기 만큼 애착이 많이 가는 대회가 없다"며 "개인적으로 5년 만의 제주 복귀를 백록기로 할 수 있어서 긴장도 되고, 기대도 크다"고 말했다.

힘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오현고는 예선부터 8강까지 단 1실점도 하지 않으며 선전 중이다. 현 코치는 "전 대회를 홈에서 치른다는 이점을 무시하기 어렵다"며 "경기 몰입도도 높고 동기부여도 돼 선수들이 평상시 이상의 기량을 펼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갈수록 선수층이 얇아진다는 부담은 있지만 좋은 선수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그동안의 경험을 선수들과 나누며 '제2, 제3의 지동원'을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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