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

"개인적으로나 한국 축구 전반에 걸쳐 '백록기'의 의미는 큽니다. 앞으로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제주도와 축구팬들의 관심이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31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24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을 찾은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백록기'라는 말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정 위원장은 코치로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수석코치로 2010년 남아공월드컵 첫 원정을 경험한 경험하는 등 자타공인 '월드컵 전문가'이자 대한민국 축구의 산 증인이다. 

그런 그에게 백록기는 '구자철' '서정진' 등 신성을 만나게 해준 기회였다.

정 위원장은 "제주유나이티드 감독이던 지난 2006년 백록기 대회에서 운명처럼 '별'을 봤다"고 말했다. 팀이 고전하던 차에 기분전환삼아 백록기를 찾은 것이 전환점이 됐다. 당시 광양제철고와 보인고가 결승에서 맞붙었다. 정 위원장은 "결과가 어떻게 됐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압도적인 스피드로 상대 진영을 휘졌던 서정진 선수와 그라운드 곳곳을 미친듯이 뛰어다니던 구자철 선수만 보였다"고 말했다. 인맥을 동원해 두 선수에 대한 정보를 모은 정 위원장은 그 해 드래프트에 나온 구자철을 지명했다.

정 위원장은 한국축구 발전에 기여한 백록기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정 위원장은 "전 경기를 천연잔디 구장에서 한다는 것은 현재 우리나라 고교선수들에게는 쉽지 않은 기회"라며 "훌륭한 조건 아래 경험을 쌓는 것은 물론 제대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메리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체적으로 지도자 수준이 높아지고 전술 이해도 등 선수들의 기량이 좋아지만 팀 고유 색깔이 없어진 부분은 아쉽다"며 "백록기를 통해 수많은 스타플레이어가 배출될 수 있었던 건 그만한 여건이 갖춰졌다는 것인 만큼 대회의 질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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