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준공을 앞두고 있는 한라대 기숙사 "한라학사" 전경.<김영학 기자>
대학마다 기숙사도 ‘경쟁시대’.

도내 대학들이 신입생 유치를 위해 갖은 방법을 동원, 수험생들의 욕구를 자극하지만 요즘 추세가 변하고 있다. 기숙사 확보가 그것이다.

학교마다 기숙사 건물을 신축하는가 하면 신축하기까지의 공백을 시내 호텔이나 원룸 아파트를 임대하는 등 학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통학에 많은 시간이 투자되는 산남·북 지역 넓게는 타 시·도 학생 유치를 위해서라도 기숙사는 요즘 필수요건이 돼가고 있을 정도다.

그만큼 입사 경쟁률도 치열하다. 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서 하숙·자치나 원룸을 구하는 것보다 비용도 싸고 인터넷 초고속통신망 등이 갖춰져 있어 학생들의 편리까지 신경 써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학교마다 기숙사 자랑으로 학생 관심

한라대는 지하 1층·지상 3층의 ‘한라학사’를 신축하고 오는 24일 기념행사를 갖는다. 분홍 건물에 자줏빛 기와를 올린 건물은 흡사 고급호텔을 연상케 할 정도다.

3인 1실이며 549명을 수용할 수 있다. 남·녀는 구분해 수용하며 각 방마다 LAN시설은 물론 체력단련실·휴게실·양호실·빨래방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방학 중 학생들이 비어있는 기간에는 캠프장·연수원으로 활용될 예정이어서 지역사회에도 도움을 줄 예정이다.

제주대 학생기숙사(백록사)는 A·B동 모두 남학생만 수용하던 관례에서 탈피해 2002학년도부터는 여학생도 입사할 수 있도록 했다. 방마다 2인 1실이고 LAN·당구장·헬스장이 구비돼 있다.

탐라대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1개동의 기숙사를 보유하고 있다. 4인 1실이며 268명을 수용할 수 있다. 시내권과 동떨어져 있어서인지 기숙사 안에 들어가면 모든게 가능하다.

지하 1층에는 체육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TV 및 비디오 시청실·정보검색실·탁구실·세탁실·독서실·샤워실·매점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기숙사와 중문간 셔틀버스도 운행돼 학생들의 이동성까지 확보하고 있다.

관광대 기숙사는 내년 3월말 준공예정이다. 현재는 신제주에 위치한 한 호텔을 임대해 타 지역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산업정보대도 상황은 마찬가지. 시내 한 호텔과 원룸을 임대해 남·녀 학생을 구분, 내년 한해 수용하고 2003년부터는 신축한 건물로 옮길 예정이다.

#기숙사 입사=대학 입시 경쟁률(?)

대부분의 기숙사가 성적과 통학거리를 중심으로 입사 학생을 선발하는 게 원칙이지만 이때쯤이면 담당자들은 입사청탁에 골머리를 앓는다.

입사경쟁률이 대학 입시 경쟁률을 방불케 할 정도다.

기숙사비가 하숙·자치비에 비해 훨씬 저렴하며 학교에서 학생들을 통제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게 큰 이유다.

또 인터넷도 맘껏 할 수 있고 독서실 등이 있어 공부하기에도 좋다.

하지만 입사 희망자에 비해 기숙사 규모가 적을뿐더러 대학들마다 신입생 유치전략의 하나로 전체 기숙사의 50%이상을 신입생에게 배정하고 있는 것도 경쟁률을 높이는 한 원인이다.

한편 도내 수험생에 비해 6개의 대학이 있는 제주도는 한명의 신입생이라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일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소위 복수합격을 했을 경우 입맛에 맞게 골라 잡을 수 있는 주인공은 바로 수험생이기 때문이다. 지원생들의 욕구를 채워줄만한 대학마다의 특화된 특징들이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학생들의 기숙사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대학들도 기숙사 존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 규모가 대형화·고급화되고 있는 추세를 감안하면 기숙사 환경은 계속 ‘업그레이드’ 돼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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