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제주한라병원장

보건의료체계라 함은 주민의 건강을 향상시키기 위한 보건의료서비스의 생산·분배·소비와 관련되는 요인들 간의 구조·기능적 체계를 이르는 말이다.

이는 의료혜택이 필요한 지역주민들에게 건강증진을 위한 예방, 치료, 재활에 걸친 일련의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주민들의 건강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의료체계는 의료자원 개발, 자원의 조직화, 의료서비스의 제공으로 구성되는 3개의 중심분야와 이를 지원하는 재원조달, 정책 및 관리 등 2개 분야를 포함하게 된다.

보건의료체계를 구성하는 각 요소는 서로 긴밀하게 연관된 가운데 체계전반의 발전을 목표로 해야 바람직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

또한 특정 보건의료 서비스를 강화하려고 할 때에도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보건의료체계 전체의 변화를 토대로 해야 한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부산지원이 펴낸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제주지역 요양기관현황은 병원, 의원, 한의원, 치과의원, 약국, 보건소 등 모두 1045곳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인구 1만명당 요양기관수를 보면 16.85개소로 전국 17.11개소보다 다소 낮다. 하지만 최근 5년간 증가율을 비교해보면 전국은 6.8%, 제주는 16.8%로 집계돼 도내 요양기관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또 총진료비를 보면 전국 64조4025억여원, 제주 7221억여원(전국대비 점유율 1.1%)이었으며, 환자수는 전국 4900여만명, 제주 76만여명(전국 대비 점유율 1.5%)로 나타났다.

이는 전국대비 제주의 인구점유율 1.21%에 비교해볼 때 환자는 많지만 진료비 부담은 낮다는 말이 된다. 몇가지 통계로 종합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대체적으로 제주지역 의료환경은 섬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 크게 향상되고 있으며, 도민들은 저렴한 의료비용으로 쉽게 병원을 이용하고 있다고 풀이할 수 있다.

의료의 질 측면에서도 제주지역 의료기관은 급성기 질환이나 암 질환 진료평가에서 대상기관 대부분이 1~2등급으로 전국 평균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양질의 의료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의료환경의 개선은 도내 국공립의료기관의 비율이 6% 안팎임을 감안하면 전적으로 민간의료기관들의 역할이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으며, 의료기술의 발전에 따라 질병추세도 종래 급성 질환에서 만성 질환으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제주도의료체계의 방향은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서 주민 건강을 가장 효율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공·사립 구분없이 보건의료자원의 적정화와 효율적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존의 국·공립 의료기관만으로는 향후 변화하는 의료환경에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법률취지에 맞게 '공공의료'의 개념에 대한 일대 전환을 통해 민간의료기관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표준진료, 건강증진 및 질병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체계가 갖춰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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