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17일 화순리사무소서 화순항 개발 사업 주민설명회 개최
주민들 준비 부족 등 안일한 행정에 반발…일부 자리 떠나

제주도가 주민들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서귀포시 화순항 2단계 개발 사업에 대한 설명회를 마련했지만 주민 반발이 여전해 향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제주도가 설명회 준비 소홀 등 어수룩한 행정으로 화순항 개발 사업계획에 대한 주민 반발만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지난 17일 오후 7시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리사무소에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화순항 관공선부두(옛 해경부두) 및 마리나시설 기본계획(도시계획도로 포함)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민설명회는 진입도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한 용역회사에서 진입도로 노선계획과 마리나시설, 어선접안시설 보강계획 등을 설명하고 주민과 질의응답 하는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용역회사의 설명이 시작되자 일부 주민들은 "사업목적과 계획에 대한 설명 없이 일부 사업에 대해 설명을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제주도가 아무것도 모르는 주민들을 모아 놓고 지역개발만을 부각하며 일방적 소통을 강요하고 있다"며 항의했다.

더욱이 주민들은 "그동안 진행된 사업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주민들에게 설명해야 하는 데 용역회사의 설명만 듣고 주민들이 질의할 수 있느냐"며 "이런 식으론 주민 설득은커녕 사업설명도 할 수 없다"고 안일한 행정 대응을 꼬집었다.

결국 설명회는 주민들의 거센 항의로 설명 단계를 생략한 채 질의응답으로만 이어졌지만, 이마저도 원만히 이뤄지지 못했다. 

제주도가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자 일부 주민들이 자리를 박차고 설명회장을 떠나면서 결국 설명회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설명회 진행 2시간 동안 주민들의 질타가 이어지자 제주도는 진입도로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한 뒤 주민 설명회를 다시 열고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한 후 이날 설명회를 마쳤다.

김창선 제주도해양수산국장은 "화순항 개발사업을 추진하면서 발생한 민원 해소와 진입도로 등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며 "설명회 준비에 미흡했던 점에 대해 죄송하며 준비를 철저히 한 후 설명회를 다시 열겠다"고 말했다.

한편 화순항 2단계 개발사업은 2017년까지 588억8000만원을 투자해 방파호안, 방파제, 잠제 등 외곽시설과 관공선부두, 물양장 등 접안시설, 부대시설 등을 시설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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