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좋으면 하루, 그렇지 않으면 일주일. 식물검역 기간이 고무줄입니까”

20년 넘게 양란을 재배해온 송모씨(51·서귀포시 월평동)는 일본에서 검역까지 끝마친 양란묘목을 구해오지만 매번 초조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 제주공항 식물검역소가 병해충 검사를 이유로 묘목전체를 영치 시켜 놓고는 며칠 후에나 돌려줄지 알 수가 없어 걱정이 앞서기 때문.

송씨의 이 같은 걱정은 한 두 번이 아니다.

공항을 거쳐 똑같은 품종의 양란을 들여오지만 어떤 때는 하루, 또 다른 때는 일주일이 걸리는 등 검역기간이 오락가락 한다는 것.

지난 19일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송씨가 일본에서 어렵사리 양란묘목을 구해왔지만 공항 식물검역소가 검사를 목적으로 양란묘목 2000본 전체를 영치시켜놓고는 2∼3일이 지나도록 연락조차 오지 않고 있다.

송씨는 “겨울철 공항내 식물검역소에 양란을 3∼4일 방치할 경우 저온피해가 우려된다”며 “이럴 경우 양란묘목에 없던 병도 생기는 부작용이 속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송씨는 “검역기간이 오락가락할 경우 없는 재산을 털어 가며 한 푼이라도 벌기 위해 발버둥치는 농민들의 가슴에 못을 박는 짓”이라며 “검역시 일관된 기간준수로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공항 식물검역소 관계자는 “병원균이 발견되지 않을 경우 검역기간은 24시간이 걸리고 이상이 발견될 경우 대략 1주일의 기간이 소요된다”며 “검역기간의 잦은 변동은 사안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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