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생물종다양성연구소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유로파바이오(EuropaBio)에 의하면 그린바이오산업이란 식물체 및 식물세포를 활용해 일반식품, 건강기능식품, 사료, 바이오신소재 및 바이오매스를 이용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로 정의된다. 그리고 지식경제부가 정의하는 그린바이오 범주는 식물, 동물, 미생물을 산업적으로 대량생산하는 농업, 임업, 수산업을 주된 대상으로 하며, 이를 지원하는 농약과 비료를 포함하고 있다. 또한 농림수산물을 활용하는 식품, 사료, 바이오연료, 바이오의약품 등을 주분야로 포함하고 있다.

바이오산업은 크게 그린바이오 분류군 이외에 인체의약품·백신, 동물의약품의 분야인 레드바이오, 다양한 유기농산물 바탕의 발효산업과 분리 정재기술을 활용한 바이오연료, 바이오폴리머를 생산하는 화이트바이오, 진단기술, IT기술을 연계한 바이오센서, 유전자분석 기술인 융합바이오로 나뉜다.

따라서 제주에 맞는 적절한 바이오산업분야는 그린바이오영역으로 볼 수 있다. 최근 그린바이오 영역은 친환경 자연소재 및 가공 상품까지 확대되며, 소비시장 및 소비자 인식 변화와 선호도가 점차 증가한다고 한다. 이때 제주도가 특성화된 바이오산업을 선정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민간기업·농업과 함께 연계가치를 높일 수 있는 그린바이오산업 육성 전략 수립은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제주형 그린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그린바이오 활성화를 위한 기초연구 투자가 필요하다. 국내 그린바이오기술은 세계최고대비 61%이며 미국(81%), 일본(72%), EU(76%), 호주와는 비슷한 수준을 갖고 있다고 한다. 주요격차를 보이는 분야는 기초기술분야로서 유전체 분석, 기능성 물질 연구, 병충해 예방, 산림생태 보호 및 관리, 생체 대사체연구, 작물 보호제 개발 등으로 알려져 있으나 제주지역의 경우 관련 인프라나 기술 및 투자가 현저히 낮아 바이오산업과 다른 산업군의 연계가 떨어지며 신산업 창출 기회를 상실하고 있다. 지역대학의 관련 인력양성, 기관의 투자, 민간에서의 연구 확대가 필요하다.

둘째, 식품자원 고부가가치화 및 가공기술 전문부서 확대가 필요하다. 제주는 그린바이오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으로 농업기술원을 비롯해 농진청 산하기관, 테크노파크 등에서 신품종 보급 및 개발, 가공개발 지원, 농작물 재배기술 개발 및 농가 보급 등을 수행해 제주에 그린바이오 정착을 노력해 왔다. 하지만 원료 확보에는 전문기술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으나 작물 수확 후 기능성 소재 및 가공 기술개발 분야는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제주의 우수한 그린바이오 원료를 글로벌 시장에 진입시키려면 전문성을 갖춘 우수한 인적 자원 육성과 관련기관 확대 개편으로 제주형 그린바이오산업 경쟁력강화에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셋째, 민간중심의 그린바이오산업 지원체계 변화가 필요하다. 그린바이오 관련 연구·상품개발 지원체계를 정부에서 민간으로의 전환돼야한다. 현재 그린바이오 연구개발의 산업체 주관 R&D는 3.6%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산업체 중심 개발이 해외 원재료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국내 그린바이오 산업 원천기술 및 핵심기술 개발에 큰 장애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산학연 연계 개발 프로그램과 민간기업에서의 상용화 지원 프로그램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

끝으로 현재 제주는 어느 때보다 브랜드 육성과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 개발이 요구되는 시기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향후 30~50년 후의 먹거리산업에 대한 중장기적 전략도 마련돼야 한다.

그린바이오 특징은 제주의 환경과 저탄소 녹색성장형 산업이다. 향후 미래 먹거리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산업인 만큼 중장기적 발전 전략이 수립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