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우리 땅을 아무더 범접허지 못헐 거우다/이재수의 눈알은 죽지 않고 살아서/제주땅을 넘보는 축산이들을 지켜볼 거우다”

 이재수란 100주년 기념 사업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들불」이 오늘 오후 드디어 막이 오른다.

 1901년 제주항쟁(이재수의 난)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주최, 극단 세이레극장 주관으로 22·23일 제주한라대학 한라아트홀 대극장 무대에 올리는 「들불」은 제작발표회, 출연배우 의상발표회, 거리공연 등으로 준비과정이 떠들썩해 공연에 쏠리는 도민들의 관심이 만만치 않다. 공연시간 오후 4·7시 네차례.

 문무병 원작, 강상훈 연출로 무대화하는 「들불」은 1986년 창작굿시 ‘날랑 죽건 닥밭에 묻엉…’을 마당극으로 쓴 작품으로 1901년 서세동점의 시대 서양의 침략에 맞서 싸웠던 제주민들의 반봉건 반외세 정신과 운동을 담은 작품이다. 들불은 문무병씨가 86년 극단 ‘한올래’의 지방연극제 출품작으로 쓴 대본이었으나 대본 검열에 걸려 16년 동안 서랍 속에서 잠자다 이재수란 100주년을 맞아 새 빛을 쬐게 돼 공연 의미를 더해주고 있다.

 게다가 이 공연은 배우뿐만 아니라 공고를 통해 뽑은‘시민배우’15명, 학생 6명도 함께 해이재수란 100주년의 의미를 곱씹게 한다. 출연진은 다섯 살짜리 어린이부터 71살 할아버지까지, 전직교사, 소설가, 보험설계사, 전직공무원, 가정 주부 등 다양하다.

 연출자 강상훈씨는 “들불은 특정 인물을 부각시켜 영웅화 또는 신격화하지 않으면서 음악과 굿 등 관극 흥미 유발 요소가 적절하게 안배되어 있어 제주어가 원형에 가깝게 구사돼 있어 출연진 한사람 한사람이 모두 생동감 있게 묘사된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입장료 성인 8000원, 고교생 이하 6000원. 문의=758-0669.<김순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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