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성 이사·서귀포지사장

나눔문화에 관한 한 제주도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선도지역이다. 나눔문화의 정착과 확산, 지원사업을 통한 민간복지 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개인기부를 이끌어내기 위해 2007년 12월 설립한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Honor Society) 가입률은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제주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고승화)에 따르면 이달 20일 현재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 회원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중앙회 190명과 전국 17개 시·도지회 1077명 등 모두 1267명이다. 지회별로는 서울 162명, 경기도 113명, 부산 104명, 인천 89명 등의 순이며 제주는 57명으로 9위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공동모금회가 전체 지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3%. 올해 6월말 기준(행정자치부) 제주도 인구가 63만4000여명으로 전국 5161만9000여명의 1.23%에 그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엄청 높은 비율이다. 게다가 1만명당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은 제주가 9.0명 꼴로 0.90~5.0명에 불과한 다른 시·도들을 최고 10배까지 앞서고 있다. 

이처럼 5년 이내에 1억원 이상을 내기로 약정하거나 일시에 1억원 이상을 납부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이 상당히 많은 제주도는 '희망나눔 캠페인'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읍·면·동, 읍·면·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제주공동모금회와 협약을 맺고 착한가게 및 사랑의 계좌(개인기부) 등 자발적인 기부 참여를 통해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희망나눔 캠페인에 많은 읍·면·동이 참여하고 있다.

제주시지역 29개 읍·면·동 중 20곳, 서귀포시 17개 읍·면·동 전체가 참여하고 있는 이 캠페인에는 이달 20일 현재 착한가게 590곳·개인 1198명이 동참, 착한가게는 매월 3만원 이상, 개인은 매월 1만원 이상을 기부하고 있다.

제주시에 비해 서귀포시 참여도가 훨씬 높은 가운데 남원읍(읍장 김민하)의 활동이 특히 눈에 띈다. 남원읍이 남원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위원장 오영삼)와 함께 희망나눔 캠페인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특화시킨 '희망남원 100·200 복지프로젝트'에는 현재 착한가게 120곳·개인 270명이 참여하고 있다. 지난 6월23일 발대식을 가지면서 착한가게 100곳·개인 200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이미 초과, 제주도 전체로도 착한가게·개인 모두 2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6000만원의 기부금에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대1 매칭액 6000만원을 합쳐 해마다 최소한 1억2000만원의 재원을 마련,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사업을 시행한다는 남원읍의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될 전망이다.

특히 '지역의 복지문제, 지역의 힘으로 해결한다'를 주제로 한 희망남원 복지프로젝트가 널리 알려지면서 지정기탁이 급증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두고 있다.

남원읍에 거주하는 개인이나 단체 또는 남원읍 출신 타시도 사업가 등이 지금까지 제주공동모금회에 1300여만원을 지정기탁함에 따라 남원읍은 냉장고·선풍기·세탁기·욕창예방매트 등 98점을 구입, 관내 취약가구 54명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한 사업가는 최근 남원읍에 3000만원을 지정기탁하겠다고 알려와 조만간 전달식을 가질 예정이다.

대기업은 고사하고 변변한 중견기업 하나 드물고 근로자 1인당 평균임금이 전국에서 가장 적은 제주도에서 아너 소사이어티를 비롯한 기부활동이 왕성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부자 감세 등으로 복지재원이 계속 줄어들고 서울특별시와 성남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복지사업을 정부가 제동걸고 있는 상황에서 읍·면·동과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벌이는 희망나눔 캠페인은 하나의 모범 케이스로 충분하다.

도민들은 앞으로 기부자가 예우와 존경을 받는 사회분위기를 조성하는데 힘쓰고 정부와 지자체는 세제 혜택 등을 통해 기부문화를 확산시키는데 더욱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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