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어선 사라져도 몰라 위치 모니터 '무용지몰'
선장 실종 항적신호 끊긴 8시간 동안 방치 논란

선박이 침몰하고 1명이 행방불명된 조천포구 어선 침몰도 결국 인재였다는 지적이다.

선박이 조난을 당했을 경우 신속하게 찾기 위해 부착된 V-PASS(어선위치발신장치)의 신호가 끊겨도 신속한 구조 활동이 이뤄지지 않으면서다.

제주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4시께 제주시 조천포구에서 홀로 조업에 나선 안모씨(59)가 늦은 시간이 되도록 귀가하지 않자 27일 오전 3시11분께 아내 한모씨가 제주안전센터에 연락해 W호의 입항 여부를 문의했다.

제주안전센터가 어업정보통신국에 확인한 결과 W호의 V-PASS 신호는 안씨가 조업에 나선 26일 오후 7시48분에 이미 끊긴 상태였으며 교신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해경은 항적신호가 끊긴 지 8시간여만인 27일 오전 3시50분이 돼서야 부랴부랴 수색에 나섰다.

해경은 대대적인 수색잡업 끝에 이날 오전 9시10분께 조천포구 앞 해상에서 침몰한 W호를 발견했지만 안씨는 찾지 못했다.

V-PASS는 켜는 순간 자동으로 관할 해경의 상황실과 안전센터, 출장소에 입·출항 신고가 이뤄지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해경은 모니터를 통해 해당 선박의 이동경로는 물론 선박의 속도, 운항 방향까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모니터에서 배가 사라졌는데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곧바로 출동하지 않으면서 갑작스런 조난 등 긴급 상황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로 전락하고 있다.

특히 때문에 V-PASS 신호가 끊겼을 당시 신속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인명피해로 이어진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브이패스 신호는 어선이 조금만 기울어져도 끊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번 출동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모니터상에는 수많은 선박의 신호가 뜨기 때문에 신호가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SOS 버튼을 누르거나 단말기가 탈착돼야만 인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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