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창복 사단법인 제주어보전회 사무국장

염치(廉恥)의 사전적 의미는 청렴할 렴(廉), 부끄러울 치(恥)로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신세를 졌을때 부끄럽고 미안한 마음을 갖는 상태다.

우리가 살고있는 제주는 지정학적이유로 육지와 교류·정보가 발달되지 못했지만 그 속에서 제주도만이 갖는 독특한 문화와 아름다움, 그리고 매력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요즘 언론매체를 통해 매일 접하는 내용은 과거에 듣고 보지 못했던 사건·사고들이 비일비재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내는 압축성장의 과정속에서 합리성과 인성교육의 미흡과 결여로 예의와 염치가 존중되던 정신적 사고가 실종돼 버렸다.

이로 인해 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지도층의 비리와 도덕적 해이, 기초질서를 무시하는 시민의식, 불공정한 동료간 경쟁, 불법과격 사회문화의 확산 등은 염치가 실종된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정신은 무엇이며, 우리의 정신은 존재하고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자랑스럽게 존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영국의 기사도 정신, 미국의 프론티어 정신,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선비정신이 있다.

선비는 일생동안 원칙을 추구하며 공부에 정진하고 사회정의를 위해 불의에 굴하지 않은 시대의 스승이며 학자, 지식인, 교육자라 할 수 있다.

혹자는 과거 일본의 식민사관의 영향으로 부정적인 측면을 보고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나 선비 본래의 긍정적인 측면인 청렴, 공론주도하고 시비를 밝히는 기개, 국난시 목숨을 걸고 나가 싸우는 용기 등을 생각하면서, 요즘 경시되고 있는 인성공부를 중시하고 예의와 염치를 지켜나간다면 주변에서 선비정신이 되살아나는 여론이 형성돼 사회분위기가 보편화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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