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 수반은 22일 취임식에서 전범 조사를 담당할 특별위원회 구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전쟁으로 피폐해진 아프간에 평화를 정착시킬 것을 다짐했다.

탈레반 정권이 붕괴한지 한 달가량이 지난 이날 카르자이 수반은 부족 지도자들과 군벌들, 전현직 정부 지도자들, 각국 대표들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아프간의 통합과 평화, 국민들의 보다 나은 삶, 국가재건 등을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간 역사상 수십년만에 첫 평화적 정권교체의 주역이 된 카르자이 수반은 “아프간은 삶의 모든 측면에서 파괴됐으며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국민들의 단합을 호소했다.

카르자이 수반은 이와 함께 유엔과 동맹국들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카르자이 수반은 취임식 후 기자들에게 23일 첫 각료회의를 열어 국가재건과 경제회생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르자이 수반은 29인 과도내각이 전쟁복구와 경제회생에 최우선 역점을 둘 것이라며 “아프간은 전쟁 경제에서 평화 경제로 바뀌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초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카르자이 수반은 또 전범 조사를 담당할 특별위원회 구성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범죄자들인 탈레반 전원을 쫓을 것”이라며 “그들은 법정에 설 것이며 국민들은 정의를 볼 것”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전범 특별조사위원회의 구성 시기와 조사 대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카르자이 수반은 과도정부 출범일인 22일의 역사적 의미를 묻는 질문에 “오늘의 미는 앞으로 어떤 상황이 벌어지느냐에 달려있다”며 “우리가 국민에게 약속한 일을 할 수 있다면 위대한 날이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이날은 잊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크다르 브라히미 유엔 아프간 특사는 이날이 전쟁에 시달린 아프간에 있어서 “중대한 의미가 있는 날”이라고 평가하고 “카르자이 수반이 아프간 국민들과 국제사회를 위해 지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 부족회의인 로야 지르가 소집전까지 6개월간 과도정부를 이끌 카르자이 수반은 치안회복을 비롯해 종족들간의 오랜 반목과 갈등을 해소시켜야 하는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

한편 아프간 남부 부족 지도자들은 미군의 폭격으로 팍티아 지방 부족 지도자 등 65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 과도정부가 즉각 진상을 조사해 책임자들을 처벌해줄 것을 촉구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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