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경 모 한의사 한의학자문위원

인체 내에서 정상적으로 순환이 잘되지 않아 정체돼 나타나는 혈액순환상태를 어혈이라 한다. 즉 혈액의 정상적인 기능인 산소와 영양 공급, 이산화탄소와 노폐물의 배출이라는 기능을 상실한 비생리적인 혈액을 통칭하는 한의학 용어이다.

원인으로 외상의 경우 타박상으로 인한 피하 출혈이 대부분이고 내상의 경우 고지혈증이나 혈전, 과로와 스트레스 등이다.

증상은 입술색이 검은 느낌이 들며 평소 편두통이 있다. 손발이 잘 저리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어깨 통증이 심하다. 여성의 경우 생리통이 심하며 자주 아랫배가 바늘로 찌르듯이 아프고 생리를 하면 색깔이 짙은 덩어리가 나오기도 한다. 출산 후의 산후풍 또한 어혈의 한 증상이다.

가끔 가슴이 답답하고 흉부가 뻐근한 느낌이 들고 다리에 하지 정맥류가 심하거나 쥐가 잘난다. 정서적으로 불안정해 초조감을 느끼거나 흥분을 잘한다. 또한 교통사고 후 나타나는 어지럼증·두근거림·불면증의 신경과적 증상도 어혈의 증상이다. 통증의 경우 야간에 심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대부분의 만성 질환을 갖는 환자는 어혈증을 동반한 경우가 많다. 순환이 안돼 어혈이 만들어지고 어혈이 다시 기혈순환을 방해하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한의학에서는 기혈순환을 도와 어혈을 풀어주는 한약 복용, 어혈을 인위적으로 빼주는 방법인 부항을 이용한 사혈요법, 침을 이용한 자락요법 등을 통해 효과적으로 어혈을 제거할 수 있다. 또한 작약, 단삼, 도인 등의 한약재로 만든 어혈 약침 요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식이요법으로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 해조류를 섭취하고 기름진 육류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을 피하도록 한다. 특히 종아리 근육의 이완 수축을 반복해주는 운동과 족욕을 통해 혈액순환을 촉진해 어혈을 예방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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