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림 서귀포의료원장

올해는 유난히도 더위가 심해 가을이 빨리 왔으면 하고 기다려졌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서늘한 날씨가 고맙기까지 하다.

그래서인지 흰색 뭉게구름 뒤로 푸른 하늘이 더 푸르러 보인다. 의료원장으로 부임한지도 2년이 됐고 이제 지난 일 년을 돌아보게 한다. 취임 시 다짐했던 친절병원을 만드는 일과 지역 주민의 진료를 적극적으로 담당하겠다는 사업은 꾸준히 진행하고 있고, 직원들의 친절도는 아직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지고 있으며 방문하는 환자 수가 늘고 적자가 많이 개선돼 의료원의 역할이 확대되고 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의료손익은 작년과 재작년 8월 말까지 25억 적자이던 것이 올해 8월 말까지는 5억 적자로 대폭 호전돼서 79%의 개선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보호자 없는 병동 사업과 심뇌혈관 센터는 초기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해 지금은 좋은 평가 속에 순항하고 있으며, 심뇌혈관 센터의 시술 건수는 작년과 비교해 46%의 성장을 보였다. 특히 뇌졸중에 대한 중재 시술은 지난 8월 처음 성공적으로 시행해 앞으로 의료안전망 역할을 더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시간분만 산부인과'는 지난해 말 신생아실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 4월에는 산후조리원도 개원해 완전한 체제를 갖추게 됐다. 지난해 출산 건수는 월 7~8건이었지만 올해 상반기는 월 13~14건으로 늘어났고, 지난 7월에는 20건을 상회하는 실적을 나타내기도 했다.

'찾아가는 산부인과'사업은 서귀포 시내 3개 보건소의 도움을 받아 한 달 2∼3회 순회 진료로 지역주민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동안 얼굴 부위에 상처나 화상이 발생하는 등 성형수술이나 처치가 필요한 경우 제주시로 보내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이런 불편이 많이 해소될 수 있도록 성형외과를 곧 개설할 예정이다.

현재 서귀포는 성형외과가 개설되지 않는 형편이지만 차후 외국인이 대상인 의료관광을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정신건강의학과와 재활의학과를 개설했는데, 정신건강의학과는 지역주민의 정신 건강을 상담·진료하는 등 그 역할이 컸으며 재활의학과는 급성기 재활환자 치료에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 

혁신도시가 완성 단계를 앞두고 있으며 강정 해군기지가 완공됐고 귀농 등 사회적 이동 인구에 따라 서귀포 인구는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의료 수요도 점차 늘어날 것이고 이에 맞춰 의료원의 입원 병상도 늘려야 한다.

사람이 태어나는 것도 귀하지만 마지막으로 떠나보내는 과정도 존엄해야 하기에, 말기 암환자 등의 존엄한 사망을 위한 호스피스 병동 개설이 절실한 상황이다.

직원들 간의 소통과 단합을 위해 그 동안 중단됐던 의료원보의 재 발간, 외국어 교육, 각종 동호회의 활성화와 직원 체육대회 개최 등을 통해 모두가 한 식구라는 인식을 갖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귀포 의료원은 친절한 직원과 실력 있는 전문의에 훌륭한 의료장비를 구비해 서귀포 지역주민분은 믿고 이용해주시길 거듭 당부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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