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4일 ‘한국정부가 북한을 의식해서 황씨의 방미에 난색을 표시했다’는 보도와 관련 논평을 내고 황장엽씨의 자유로운 미국방문 허용을 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장광근 수석부대변인은 이날 “양성철 주미대사가 미국 의원들에게 ‘김정일 위원장이 화를 낼까 우려해 김대중 대통령이 황씨의 방미를 불허하고 있다’고 한 발언내용이 사실이라면 이는 대북 눈치보기에 몰두해 온 현 정권의 실체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신변안전 때문에 방미허용이 어렵다던 그동안의 주장은 허구였다”며 “이제야말로 국적 있고 자존을 지키는 대북정책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장 부대변인은 이어 “전통적 우방인 대미관계의 악화보다 ‘김정일 심기 살피기’가 우선이냐”면서 “현정부는 김정일 중심의 정부냐”고 말했다.

 한편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위원장과 하원 중진의원 3명이 지난 19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에게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의 방미를 위한 한국 정부와의 협상을 신속하게 추진해 달라는 촉구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들은 특히 “양성철 주미대사는 지난 7월 미 의원들과의 면담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황씨의 증언이 북한의 독재자를 화나게 만들어서 남북회담을 틀어지게 만들 것을 염려하고 있기 때문에 황씨의 방미는 불허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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