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두 경기 연속 홈런을 두들겨 맞았던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이 미국의 각종 인터넷사이트에 게재된 메이저리그 연말 특집기사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커미셔너사무국이 운영하는 공식 인터넷 사이트는 25일 ‘산타클로스가 보내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김병현에게는 ‘기억상실증’을 선물로 보내야 한다고 썼다.

애리조나의 마무리였던 김병현은 월드시리즈 4차전과 5차전에서 거푸 9회말 2아웃 뒤 동점홈런을 맞아 팀의 역전패를 자초했었다.

MLB 사이트는 재능있는 어린 투수가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때의 악몽을 하루빨리 잊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CBS 스포츠라인은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리조나를 미국 프로스포츠 구단을 통틀어 최고의 팀으로 선정했다.

스포츠라인은 선정이유로 김병현이 팀을 곤경에 처하게 만들었으나 애리조나는 위기를 극복하고 정상에 올랐다고 설명했다.

또 ESPN은 메이저리그 10대뉴스를 통해 사상 첫 11월에 열린 월드시리즈에서 ‘미스터 노벰버(MVP)’의 후보로는 데릭 지터, 커트 실링, 랜디 존슨 모두 손색없었으나 김병현만은 분명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지난 93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특급 마무리였던 미치 윌리엄스는 그 해 월드시리즈에서 세이브를 놓치고 역전패를 당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결국엔 유니폼을 벗게 됐다.

매년 월드시리즈때면 김병현의 홈런은 두고두고 언급되겠지만 아픈 기억을 일찌감치 지워버려야만 새출발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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