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이후 4대 하천 12곳 조성 불구 하천 범람
기후변화 등 용량 한계 노출…설계기준 강화 과제

제주시 도심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조성된 저류지가 홍수조절 기능에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태풍 '나리' 이후 100년에 한번 발생하는 폭우까지 감안해 제주시 12곳에 저류지가 설치됐지만 하천 범람을 막는데는 역부족이었다.

제주도는 지난 2007년 내습한 태풍 '나리' 이후 제주시 도심권을 관통하는 한천·병문천·산지천·독사천 등 4개 지방하천에 저류지를 조성했다.

이들 저류지 용량은 한천(2곳) 89만9000t, 병문천(4곳) 56만8000t, 산지천(4곳) 9만1000t, 독사천(2곳) 8만9000t 등 모두 12곳·164만7000t이다.

하지만 5일 제주를 강타한 태풍 '차바'의 영향으로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한천이 또다시 범람한데다 산지천 하류 남수각은 한때 범람 위기를 맞았다.

제주시는 이날 새벽 3시10분께 4대 하천 저류지 12곳의 수문을 순차적으로 개방했지만 만조에 폭우까지 겹치면서 하천 범람을 막지 못했다. 

실제 이번 폭우로 저류지 12곳 대부분은 만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한천 1저류지의 경우 토사 등 밀입자로 인해 땅속으로 물이 스며드는 속도가 느려 정해진 용량 외에는 빗물을 저장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기후변화 등으로 시간당 강수량이 80~100㎜를 육박하고 있는 만큼 저류지 설계기준(강우빈도 100년) 강화는 물론 현재 기상예보와 CCTV 모니터링 등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결정되는 저류지 수문 가동에 대한 매뉴얼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7월 태풍 찬홈 내습 당시에도 붕괴됐던 병문천 제3저류지의 석축 일부가 다시 무너져 안전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한천 교량의 홍수위 여유높이가 1.3m 남았을때 수문을 개방했다"며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다보니 저류지에 들어가는 물의 양도 많아지고 하천으로 흘러가는 물의 양도 많아져 범람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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