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순간 풍속 역대 3위 기록
윗세오름 시간당 170㎜ 폭우
5만2000여가구 정전 주민 불편
양식장 폐사
·선박 침몰 등 피해
실종·시설물 파손 등도 잇따라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대규모 정전과 시설물 파손, 양식장 어류 폐사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또 선박을 확인하던 선원이 실종되는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5일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제주가 태풍 영향권에 접어든 4일 오후부터 5일 낮 현재까지 한라산 윗세오름에 659.5㎜의 비가 내렸다. 또 제주 175.1㎜, 서귀포 289.1㎜, 성산 141.7㎜, 고산 26.6㎜, 용강 400㎜, 아라 371.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바람도 거세게 몰아쳐 최대순간풍속이 고산 56.5㎧, 제주 47㎧, 성산 30.4㎧, 서귀포 22.2㎧ 등을 기록했다.

고산에서 관측된 56.5㎧의 최대순간풍속은 태풍 '매미'가 내습했던 2003년 9월12일 당시 60㎧, 2002년 8월31일 태풍 루사 당시 56.7㎧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강했다.

강한 바람 등으로 전기 시설물이 파손되면서 이날 오후 1시 현재 도내 5만2413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으며 3만6345가구는 복구가 완료됐다.

도내 16개 정수장 가운데 오라정수장을 제외한 15개 정수장과 이곳에 물을 공급하는 80여개 취수원 취수펌프에 전력이 끊기면서 일부 지역에서 단수도 발생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해안 지역에서는 양식장이 정전돼 자가발전기를 돌리는 등 응급조치를 했지만 대정읍?표선면의 양식장에서 돌돔과 넙치 등 어류 50만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도는 6일 현장 조사를 할 예정이다.

또 폭우로 제주시 한천교와 월대천 일대에서 물이 역류, 세워둔 차량들이 휩쓸려 뒤엉키며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해상에서도 사고가 잇따랐다.

오전 7시6분께 제주항에서는 B호(5.4t) 선원으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바다에 추락해 실종됐다. 애월항에 정박해 있던 요트 P호(19t)가 침몰하는 등 침몰 8척과 전복 3척, 침수 2척, 좌초 2척 등 모두 선박 16척이 피해를 입었다.

공공?사유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국가풍력실증연구단지에 있는 풍력발전기 중 1기의 날개가 부러졌고,  노형동의 한 공사장에서는 타워크레인이 강풍에 인근 빌라로 쓰러져 주민들이 대피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일선 학교 27곳도 시설물 파손 등의 피해를 입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행정시로 접수된 시설물 피해는 공공 242건(제주시 109건?서귀포시 133건), 사유 621건(제주시 327건?서귀포시 294건) 등 모두 863건(잠정)이다.

이와 함께 비닐하우스 파손과 농경지 침수, 농작물 쓰럼짐 등의 피해접수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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