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당 쇄신안 및 정치일정에 대한 논의가 달아오르면서 당내 대선 예비주자들이 양대진영으로 분화되는 조짐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이인제(李仁濟) 박상천(朴相千) 상임고문, 중도개혁포럼 및 동교동 구파를 한축으로 하고, 한화갑(韓和甲) 김중권(金重權)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 및 쇄신연대를 또다른 한 축으로 하는 대립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

다만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은 아직까지 어느 쪽에도 포함되지 않는 중립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먼저 이인제 고문측은 내년 3월 전대 개최를 강력히 주장하면서 최근 당무회의에서의 논의가 지연되는 기미를 보이자 표결을 통해서라도 결론을 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고문은 26일 저녁 시내에서 음악 연주회를 관람한후 기자들에게 "3월 통합전대는 물론 특히 연내에 정치일정을 확정지어야 한다는데 (당내) 컨센서스가 이뤄져있다"면서 "연내에 처리돼야 하며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정면돌파의지를 내비쳤다.

박상천 고문도 3월 전대론에 동조하면서 최근 한화갑 고문과 `당 발전.쇄신 특대위"의 중복출마 금지안을 놓고 이에 반대하는 한 고문과 가벼운 설전을 벌이는 등 대립각을 뚜렷이 하고 있다.

또 동교동 구파의 핵심인사인 김옥두(金玉斗) 의원 역시 27일 당무회의에 앞서 기자들에게 "연내에 처리하도록 최대한 노력하되 안되면 표결이라도 해야 한다"며 표결도 불사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반해 한화갑 고문을 비롯, 김중권(金重權)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상임고문은 "국민참여경선제로 인한 붐이 본선에까지 연결되기 위해서는 지방선거후에 전대가 개최돼야 한다"며 지방선거후 전대연기론을 강력 주장하고 있다.

특히 한 고문측은 정치일정을 표결 처리하려는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등 이인제 고문측과 첨예한 대립구도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김중권 정동영 고문이 동조하고 나서자 한층 고무돼 있다.

한 고문은 이날 오전엔 정대철(鄭大哲) 김근태 상임고문과 여의도 모 호텔에서 조찬회동을 갖고 당내 정치현안을 논의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주자들간의 연대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노무현 고문은 `3월 전대" 입장을 유지, `전대연기론"과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이인제 고문에 대한 전선(戰線)을 확대하는 등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 고문은 26일 기자들과의 만찬간담회에서 "이당 저당 옮겨 다니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 정치풍토가 문제"라며 "정치는 대의와 가치를 좇는 것이며 그런측면에서 나는 늘 정도를 걸어왔다"며 이인제 고문을 겨냥했다.

이같은 당내 구도는 당 정치일정에 대한 논의가 최종단계에 돌입하면서 점차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각 대선주자.정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 변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총재권한대행인 한광옥(韓光玉) 대표가 당권.대권 경선 출마 여부에 대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앞으로 한 대표가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당내구도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김민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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