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전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 다양한 에피소드 눈길
'가깝지만 먼' 문화차이 이해 주문도…자일백 크즈 쿤두즈 대상

"저는 이제 다음 주면 한국을 떠납니다. 몇 개월 전까지는 제주대학교 학생이었습니다. 한 교수의 제자이기도 했습니다. 논문 발표 과정에서 있던 일로 자퇴까지 했습니다. 그래도 아직까지 아무런 사과도 듣지 못 했습니다"

9일 제주대학교 인문대학 2호관 1층 세미나실. 나카무라 마사야씨는 감정을 고르기 위해 말을 멈췄다. 나카무라씨의 목소리는 덤덤했다. "'왜 너의 이름이 들어가야 하는가'하는 이해하기 힘든 말 밖에 듣지 못했다…그래도 제주를 떠나기 전에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는 아쉬움에 세미나실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제주대학교를, 또 한국을 대신해 사과합니다"라는 사회자의 멘트가 큰 위안이 됐다.

세미나실에서 열린 행사는 제주대 주최.제주대학교 국어문화원 주관의 570돌 한글날 기념 제10회 전도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였다. 대회에는 일반부와 학생부로 나눠 한국, 특히 제주 생활과 관련한 다양한 에피소드와 기대와 현실 사이의 해프닝, 한국어 스트레스 등 다양한 목소리를 냈다.

"드라마에 나오는 '본부장'은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는 애교 섞인 항의나 '내 남자친구 맛있어요"했던 실수담에는 함께 웃었고, 가족들의 도움으로 힘든 여건 속에서 사회복지사가 될 수 있어 행복했다는 사연, 희망과 열정을 가지고 가정을 지키려는 한국인 남편에 대한 고마움 등 가족애에 대한 생각은 공감을 샀다.

간간이 어색한 표현이 나왔지만 청중 누구도 웃지 않았다. 대신 적극적인 호응으로 응원했다.

"꿈을 알고 도전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에는 박수가 쏟아졌다.

'농사일이 직업이 됐다'같은 자기 만족 보다 '한국 사회를 알면 알수록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아졌다'는 사연이 더 많이 소개되는 등 국제자유도시 제주를 위한 개선점도 도출됐다.

일반부 13명.학생부 14명이 선의의 경쟁을 펼친 결과 '모든 것이 잘 될 것입니다'를 통해 행복한 가정을 소개한 자일백 크즈 툰두즈씨(키르기스스탄)이 대상을 받았다.

입상자는 다음과 같다.

▲금상 △학생부 탄쟈민(싱가포르) △일반부 임원(중국) ▲은상 △학생부 쿠웨이빈(말레이시아) 쿠로카와 마유(일본) △일반부 장치(중국) 크리스티나(러시아) ▲동상 △학생부 이력(중국) 유춘염(중국) 최가미(중국) △일반부 나카무라 마사야(일본) 김유정(베트남) 한서현(베트남) ▲인기상 쩐티융(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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