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홍석 전 동국대교수 학장·이학박사·논설위원

시간마다 방영되는 TV 뉴스에 제주도 경치가 등장하고 있다. 하나는 Y방송국이 취급하는 포구(浦口)풍경이고, 다른 하나는 C음료를 선전하는 천지연폭포다. 모두 다 서귀포에 위치한 절경들이다. 이럴 정도로 서귀포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전국적 명승지'로 평가받고 있다. 근원을 따질 때 진시황 시절 불로초를 캐기 위해 사람들이 다녀간 곳으로 알려지면서 명성을 타게 되었는데 '서시과처(徐市過處)의 글귀'는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목적달성을 위해서 '일행이 다녀간 통로'에 그치지 않고 신비한 경치에 매료돼 머물러갈 정도로 사람의 마음을 현혹해온 명승지란 점에 있다. 

이는 인간의 감각기관에서 감탄을 불러오는 '시각(視覺)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서귀포지명도 서씨(徐氏)일행이 서쪽을 향해 돌아간 데서 붙여졌다. 이런 사실은 N정보회사가 활용하는 '이름 점의 미학'에 기술됐고 서귀포에 대한 명승지 유래는 진시황시대로 거슬러갈 정도로 오래다.  

현대에 이르러 '서귀포를 아시나요' 등 여러 편에 걸친 노래주제가 등장하면서 명승지인 것을 다시 확인해주고 있다. 관광대상은 신비하고 아름다운 명승지에서 찾고 있다. 천지연폭포는 오늘날 순위에서 성산일출봉에 밀렸지만 현대관광시대로 전환되던 시절 으뜸 위치에 있었다. 천지연폭포 역시 서귀포관할임으로 명승지가 이곳에 집중돼 온 것을 입증하고 있다. 

거기에다 서귀포시가지를 사이에 두고 동쪽에는 정방폭포, 서쪽 중문에는 천제연폭포가 자리함으로써 '장관(壯觀)을 이루는 폭포'들이 집중돼있다. 그렇기 때문에 수려한 폭포를 지역상징물로 여길 것은 당연하며 이와는 대조적으로 서귀포시가지는 '자연과 인문에 걸친 복합경관'을 드러내고 있다. 인위적으로 조성된 건물형태이며 입체구조와 색채에 신경을 쓰는 이유도 이런데 연유하고 있다. 굴곡진 해안선과 푸른빛으로 산재한 섬들 높게 솟아오른 해벽과 더불어 '조화로운 경관(景觀)'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다른 지역들은 관할구역에 대한 대외홍보를 위해 비용을 지출하면서 '의도적인 선전'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크게는 제주도, 작게는 서귀포의 경우 가만히 있어도 '외부에서 선전'하는 효과를 누리고 있다. 천혜(天惠)의 표현처럼 하늘이 안겨준 혜택이다. 이럴수록 감사하는 마음과 보전(保全)을 위해서 노력하며 미래지향적 설계로 이어지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무반응의 자세'로 일관하는 것이 현실로 되고 있다. 

보다 격상된 단계로 발전하기 위해서 정성 어린 지혜와 더불어 주민들에게 기여하려는 봉사 정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관계 당국이 '앞세워야 할 사무절차'로서 지역 특성과 관련된 '화면(畵面)이 어디에 있는 풍경인가'를 화면에 밟히도록 조치하는 일이다. 관련 회사와 방송사들이 '아름다운 화면'을 이용함으로써 많은 시청자호응을 얻고 있다면 '반사(反射)이익의 일부'를 관할지역 주민들에게 되돌리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고깃덩이를 앞에 놓고 '눈망울을 굴리는 독수리떼'처럼 상호 간에 분쟁을 자초해서도 안 된다. 오직 상호 간에 공존공영(共存共榮)을 전제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필요하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식'의 격언을 떠올리며 양쪽에 걸친 합당한 이익이 돌아가도록 배분으로 이어지는 것이 마땅하기 때문이다. 

매스컴시대를 맞이해 '지역상징의 화면을 활용'하게 된 것만으로도 축복이다. 이런 연결고리를 갖게 된 것을 선연(善緣)으로 여기면서 쌍방에 걸친 친목과 번영을 위해서 노력해나간다면 상부상조하는 전통미덕을 살려나갈 수 있다. 동시에 외부조직과 지역 간의 유대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발전을 위한 미래지향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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