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언 ㈔제주감귤연합회장

여름내 가꿔온 감귤이 노랗게 빛깔을 더해 가며 황금빛 물결로 물들어 가야 할 시기에 제18호 태풍 차바에 따른 강풍과 폭우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뿐만 아니라 피해농가와 이를 바라보는 도민 모두의 마음에도 많은 상처를 남기게 됐다.

이 자리를 빌려 실의에 빠진 피해지역 농업인과 도민들에게 심심한 위로와 함께 원활한 복구 작업을 통해 하루속히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난달 20일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 전체회의에서 극조생 감귤 첫 출하일을 10월1일로 자율 결정하며 지난 3일 올해산 노지감귤 첫 경매가 이뤄졌다. 

출하 초기라 할 수 있지만 10일까지 경매가격이 10㎏당 평균 1만7596원으로 지난해 1만6065원 대비 1531원 상승하는 등 극조생 감귤 가격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노지감귤 조수입이 이상기후 등으로 인해 2년 연속 하락세를 보여 왔던 상황에서 이러한 노지감귤 가격 형성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으나 외관과 당산비 등 품질이 전반적으로 좋아 맛이 좋고 출하량 증가폭이 크지 않은 데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되면서 적정출하와 품질관리가 더욱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과거 노지감귤 처리의 문제점을 발판 삼아 감귤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몇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10월에 출하되는 극조생 감귤은 신선한 청과 상태로의 유통이 필요하다. 지난해 출하 초기 강제착색된 극조생감귤이 유통돼 제주감귤 이미지 추락과 함께 시장과 소비자에게 외면 받아 농가소득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됐다. 소비자 및 시장에서는 싱싱한 청과상태의 극조생 감귤을 선호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수확 후 2~3일 이내로 출하해야 할 것이다.

둘째, 농가 주도의 철저한 품질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올해 생산 예상량은 54만4000t으로 당도 등이 높지만 소과 발생 등 비상품 감귤이 많을 것으로 전망됐다. 가격안정과 원활한 감귤 처리를 위해 농가 과원에서 가공용 감귤 등을 자체 처리해 감귤 상품성이 향상 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출하량 관리를 통한 수급조절이 필요하다. 조급한 마음으로 출하에 급급하기보다는 먼저 극소과 등 저급품 감귤 열매솎기, 강제착색 등 비상품감귤 유통 원천차단과 함께 홍수 출하 자제와 계획출하가 이뤄져야 한다.

제주농협과 ㈔제주감귤연합회에서도 올해 감귤 유통처리를 원활히 수행하고 고품질감귤 생산을 통한 감귤가격 지지를 위해 지난 7월부터 대대적인 감귤 열매솎기 범농업인 실천운동을 지속 전개했다.

신선한 청과상태로의 극조생 감귤 출하 지도를 위해 대농가 출하홍보 문자발송, 작목반 및 선과장 등 방문지도 등으로 품질관리를 강화해 나가고 있고, 출하 전단지 제작·배부를 통해 극조생 감귤 착색행위 근절, 저급품 시장 출하 차단 등 농가 지도 및 홍보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신선도 유지 및 부패 최소화를 도모하고 유통비용 절감으로 감귤 수취가격을 높이기 위해 감귤 선과작업 시 물세척 지양하는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감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고소득 창출을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비상품 감귤을 출하하지 않고 고품질감귤을 생산하고 엄선된 상품만을 출하하겠다는 농가 스스로의 자정 노력과 더불어 변화해야겠다는 의지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생산자와 유통인 등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서로 소통하며 지혜와 혁신적인 노력이 모아져 고품질감귤 출하로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고 감귤이 제값을 받아 감귤 산업의 위기를 극복하는 등 모든 감귤 농가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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