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갑열 제주관광공사 사장

유난히 뜨거웠던 여름 열기에 못지않게 올해는 제주해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국내·외 언론매체는 물론 많은 예술가와 문학가들도 해녀를 조명해 제주해녀는 영화와 에세이의 주인공으로도 등장했다. 

지난 2014년 제주도와 문화재청은 제주해녀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해 올해 말 에티오피아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 총회에서 등재 여부가 결정될 예정으로 그동안 제주도는 물론 도의회, 지역 언론과 학계, 문화와 예술계 등 모든 분야에서 해녀와 제주문화를 알려온 결실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제주해녀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가 최종 목표는 아닐 것이다. 

오랜 세월 이어온 제주인의 삶의 철학과 공동체 의식, 자연과 공존하면서 이어온 지혜를 계승하고, 이러한 정신을 한국을 넘어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일 것이다.

또한 관광의 본질인 '문화교류와 이해' 측면에서 볼 때 해녀 중심인 제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는 제주의 가치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단순 유람관광 패턴에서 벗어나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왔던 제주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스토리를 가미할 때 관광객은 제주가 왜 보물섬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필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계승할 해녀정신과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에 대해 고민해본다.

요즘은 흔히 '알파고 세상'이라고 한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최첨단 디지털 시대로 버튼 하나면 해결된다. 쉽고 편리한 세상이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계와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함께 살아간다는 정(情)일 것이요, 이는 곧 우리의 해녀정신 계승이다. 

우리의 해녀는 공존을 직접 실천해온 장본인으로 자연과의 조화, 그리고 서로에 대한 배려를 기본정신으로 해왔다. 

기계장비를 사용해서 한꺼번에 그리고 혼자서 많은 양의 해산물을 채취하지 않고 내일을 기약하며 적당한 양의 해산물을 채취해왔다. 해녀정신이야말로 디지털로 대표되는 자본주의 시대에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조화와 배려의 해녀정신은 제주관광의 나아갈 방향, 즉 질적 관광의 지주대다. 흔히들 관광을 휴먼터치(human touch)산업이라고 한다. 사람의 손길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서비스산업이기 때문이다. 

제주의 다양한 관광자원에 조화와 배려의 해녀정신이 가미되고 진정성 있는 서비스로 이어질 때 질적 관광의 기반인 관광객 만족이 실현되리라 본다. 

이는 질적 관광의 핵심이며 이를 시작으로 재방문과 소비지출, 구전을 통한 관광객 유치로 확대될 것이다. 즉 제주의 가치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필자는 올해 말 제주의 해녀문화가 유네스코 무형유산에 등재될 것이라 확신한다. 다만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에 그치지 말고 이를 적극 실천해 제주의 가치를 알려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이 시점에서 우리 관광인 뿐 아니라 도민 모두가 해녀정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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