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주군 성산읍 신천리 동굴 수혈 집자리(마장굴 유적) 보존을 위해서는 성산-표선간 국도 12호선 확포장 공사의 노선 변경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사장 양창보) 부설 문화재연구소는 27일 신천리 마장굴 발굴조사 현지에서 현장설명회를 열었다.

이날 설명회에서 발굴조사 지도위원인 정징원(부산대) 교수는 동굴 외부 함몰부와 동굴내부에서 유물이 고루 분포하고 있고 도로 공사에 따른 동굴 유적 훼손 우려가 있다며 이에 대한 보존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도 12호선 확·포장 공사구간에 자리한 신천리 마장굴은 발굴조사 결과 남해안 돌산 송도와 신암리 유적에서 보이는 세선 융기문토기를 비롯 신석기 시대 후기 압인문 토기, 골아가리토기, 탐라전기 적갈색 토기 등이 출토됐다.

출토유물에 따르면 이 곳은 신석기 시대에서 조선시대까지 장기적 또는 간헐적인 주거 장소로 이용되었음을 보여준다.

또 동굴 내부에서는 5C 이후로 추정되는 패각층과 수혈유구 등이 발견됐다. 특히 동굴 내부에서 발견된 패각층은 제주 동남부 지역에서 확인되는 유일한 패총이다.

패각층에는 사슴뼈를 비롯, 동물뼈와 전복, 소라 고동류 등이 남아있어 당시 식생과 자연환경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장굴은 반경 500m 이내에 고인돌 3기와 동굴유적 3곳이 확인되고 인근 신천리와 난산리에 유물 산포지가 자리하고 있어 제주 동남부 지역에서 가장 밀집된 유적군을 형성하고 있다.

문화재연구소는 △동굴내부 문화층이 깊고 여러시기에 걸쳐 이뤄진 주거층이 나타나고 있고 △탐라시대 패총 보존 △동굴 함몰부의 주거장소 채택 △용암동굴 자체의 학술적 가치 등을 들어 이 곳이 제주 동굴 유적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천리 마장굴의 정확한 성격은 발굴이 끝나는 다음달 중 밝혀질 것이지만 이 곳이 제주 상고사의 주거형태를 밝혀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도로 확·포장 공사에 따른 유적 훼손 방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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