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28일 당내 대선예비주자들이 포진된 상임고문단 회의를 긴급 개최, 최대현안인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개최 시기에 대해 논의했으나 지방선거 전과 후 개최 주장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논란을 거듭했다.

여의도 모 호텔에서 조찬을 겸해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당쇄신안과 정치일정에 대한 논의를 연내에 마무리해야 하며 이를 위해 표결처리라도 해야 한다는 주장과 충분한 토의를 통해 합의를 이뤄야 하며 표결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이 대립, 역시 논의의 매듭을 짓지 못했다.

회의에서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당무회의에서 특대위 안을 놓고 토론한지 10일째이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결론을 못내도 좋지만 너무 늦어지면 오해나 잡음이 일 우려가 있는 만큼 충분히 토의하되 너무 늦지 않게 하자"고 당부했다.

회의에는 17명의 상임고문중 이인제(李仁濟) 한화갑(韓和甲) 고문을 비롯한 당내 대선주자들과 최각규(崔珏圭) 상임고문 등 모두 14명이 참석했고, 노무현(盧武鉉)고문은 개인 일정 등의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다.

회의에 앞서 한화갑 고문이 "세상에 이렇게 고문이 많은데 당이 안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농담을 건네자 맞은 편에 있던 이인제 고문이 "어드바이스가 많아도,사공이 많아도 (문제)"라고 대꾸, 가벼운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인제 고문은 회의직후 같은 호텔에서 이용삼(李龍三) 원유철(元裕哲) 의원 및 박범진(朴範珍) 전 의원 등과 회동을 가졌으며, 김중권 정대철(鄭大哲) 김원기(金元基) 상임고문도 별도의 모임을 가져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발언록 요지.
◇지방선거전 개최
▲이인제 = 내년 지방선거는 대선 전초전이 된다. 장수가 없이 어떻게 지방선거를 치르느냐. 누군가 후보가 안된 상태에서 지방선거에 임한들 무슨 임팩트가 있겠나. 게이트 정국을 우려하는 말씀이 있었는데 YS 정권 말기에도 그랬다. 경선국면에 들어가면서 게이트 국면 끝났다. 당무회의가 오늘 내일 사이에 결론을 내야 한다.
해 넘기면 안된다.

▲안동선(安東善) = 전열을 정비하지 않고 전쟁을 할 수 있나. 3월이 빠르다면 4월에 하면 된다. 4월에 전당대회 한번 치러 당권 대권을 동시에 해결하자. 지방선거는 후보가 뛰는 것이 더 힘이 있다.

▲박상천(朴相千) = 실무자들에게 알아보니 4월20일까지 늦출 수 있다고 한다.
4월20일에 후보와 대표를 동시에 선출하자. 대선을 목전에 두고 있기 때문에 내년지방선거는 후보를 보고 찍는 것이지 대표를 보고 찍는 것은 아니다. 대선후보 없이 지방선거 치르면 현재의 지지도로 치러야 한다. 그러나 대선후보 정하고 선거 치르면 양당후보 비교로 선거를 치른다.

▲신낙균(申樂均) = 더이상 토론은 무의미하다. 모든 분들 목적은 공통적으로 정권재창출이다. 정권재창출을 위해 연내에 결론 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표류한다는 인상을 주게 될 것이다. 합의 안되면 쟁점별로 표결해야 한다.

▲김영배(金令培) = 대통령 총재직 사퇴 전에는 7, 8월에 후보를 정해도 좋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그런 정상체제가 아니다. 이런 상태로는 안된다. 요즘 보면 대권예비주자 기사는 나와도 대표 희망자 기사는 안나온다. 그것은 대표만 갖고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는 시사다. 지방선거전에 후보 결정해야한다.

◇지방선거후 개최
▲한화갑 = 시기에는 일장일단이 있다. 미국은 11월에 대선를 치르는데 7,8월에 후보 선출한다. 우리도 야당이 먼저 선출하고 여당이 나중에 하는 것이 전례다. 지방선거는 주자들이 권역별로 뛰는 것이 더 좋다. 후보가 정해지면 안된 사람들은 다른 권역뿐 아니라 자기 권역에서도 표달라고 하기 어렵다.
▲정대철 = 지방선거전에 후보가 선출되면 안된 사람은 힘이 빠지고 덜 뛰게 될것이다. 만약 지방선거 결과가 안좋게 나오면 회복할 가능성이 있나. 정국상황도 이용호 사건 특검활동이 3월24일까지 이뤄지는 등 여러가지 `게이트"가 있고, 6월 한달은 월드컵이 치러지므로 우리(정치권)도 휴지기다.
▲김근태(金槿泰) = 지도부를 구성하고 지방선거 후보를 국민경선으로 정한 다음 대선후보 주자들이 힘을 합쳐 지방선거에 임해야한다. 연내에 타결하자는 말에 일리가 있으나 표결하려면 여러문제가 있다. 언제 어디서 할 것이냐의 문제다.

▲김원기 = 지방선거 전.후에 대해선 많은 의견이 있으니 말하지 않겠다. 더이상 늦추면 국민에게 실망을 줄 것이라는 말도 일리가 있으나 표결하면 결과가 좋지않다. 최대한 서로 설득하고 여유를 갖고 논의하자. 국민 경선에 상당한 비율의 국민을 참여시킬 수 있는 시점으로 하는 것이 좋겠다.

▲김중권(金重權) = 결론을 내는 시기는 빠를 수록 좋으나 표결할 경우 많은 문제가 있다. 충분히 논의하자. 지방선거 전.후 주장이 모두 일리 있으나 후보를 미리정한다고 지방선거를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정동영(鄭東泳) = 표결처리에 반대한다. 유종의 미를 못 거둔다. 시기는 본질이 아니다. 전략이다. 쇄신안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관심 높았으나 `게이트" 역풍에 밀리고 있다. 게이트 역풍과 경선열기가 부딪혀 경선열기가 묻힌다면 유일한 당의혈로가 막힌다. (서울=연합뉴스) 김민철 고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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