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부국장대우 교육체육부

2009년 1월 15일 탑승객 155명을 실은 US 에어웨이스 1549편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 인근 허드슨강에 불시착 한다. 현지시간으로 1월 15일 오후 3시30분(한국 시각 1월 14일 새벽 5시30분)께 미국 뉴욕 라과디아 공항을 출발해 노스 캐롤라이나 주 샬럿으로 향할 예정이던 이 항공기는 이륙 2분 후 새떼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 엔진에 불이 붙으면서 센트럴 파크 인근 허드슨 강에 비상 착수하게 된다. 당시 AFP 통신은 승객 150명과 승무원 5명이 탑승한 이 항공기가 새떼와 충돌해 엔진 두 개가 모두 멈추자 허드슨 강에 비상착륙했다고 보도했다.

항공기가 비상 착륙한 후 구조대원들과 해안경비대 등이 선박을 이용해 구조작업에 나서 승객들을 배로 옮겨 탑승시키는 등 사고 비행기를 구조하기 위해 대거 동원됐다. 특히 비상 착수에도 불구하고 탑승자 전원이 생존하면서 '허드슨의 기적(Miracle on the Hudson)'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고 당시의 상황을 생생하게 담은 영화가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지난 9월 개봉된 미국의 영화로 당시 이륙에서 비상착수까지 208초 동안의 긴박했던  이야기를 담아냈다. 관제탑으로부터 인근 비행장으로 비상착륙을 시도할 것을 지시받았지만 기장 '설리'는 낮은 고도로 인한 비행시간을 감안했을 때 직감적으로 비행장으로의 착륙시도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 매뉴얼을 따르지 않고 허드슨강으로의 착륙을 선택한다. 이렇듯 승객전원을 살리고도 '설리' 기장은 청문회에 제소돼 관제탑의 지시대로 인근 비행장으로 착륙을 시도하지 않고 허드슨강에 착수하게 된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를 엄중 조사받는다. 설리는 이런 과정에서 '내가 잘못한 것이라면, 내가 승객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한 것이라면' 등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끊임없는 자책과 고뇌에 빠진다. 

지난 14일 충남 아산시를 주 개최지로 펼쳐진 제97회 전국체전에 참가한 제주도선수단이 제주시 사라봉다목적체육관에서 해단식을 갖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도선수단은 육상, 수영, 축구, 역도, 레슬링, 유도, 태권도 등 37개 종목에 본부임원 60명, 감독·코치 99명, 선수 555명 등 714명이 출전해 18개 종목에서  금메달 19개, 은메달 30개, 동메달 38개 등 모두 87개의 메달을 쏟아냈다. 지난해 제96회 강원전국체전에서 세운 원정 최다메달 105개보다는 저조한 성적이며 당초 목표인 90개 이상의 메달에도 못미쳤다. 하지만 여기서 간과하지 말아여 할 것이 있다. 트라이애슬론·테니스·요트(이상 1명)를 비롯한 스쿼시·당구(이상 2명), 승마(3명), 댄스스포츠·자전거·보디빌딩·산악(이상 4명) 등 18개 종목에서는 10명 이하(종목별)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런 소수의 참가 종목인 보디빌딩과 댄스스포츠에서 각각 금메달 1개, 자전거와 승마에서 각각 동메달 1개 등이 터져나왔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체육회는 전국체전 출전에 앞서 종목별 경기력을 분석해 기록종목 43개, 개인(단체)및 단체종목 6개, 체급종목 34개 등 모두 83개의 메달을 확실시했다. 나머지 46개의 메달을 백중세로 분석해 90개 이상의 메달을 예상했다.

스포츠의 세계는 항상 기적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확실했던 금메달리스트가 첫 경기에서 또는 예선탈락을 하고 생각지도 못했던 선수가 깜짝 금메달을 신고하는 광경을 종종 볼수 있다. 이번 체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런 결과물의 뒤에는 숨은 일꾼들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대회가 폐막일로 다가올수록 체육회 관계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다. 행여 예상메달을 넘지 못할까봐 전전긍긍한다. 어쩌면 전력분석에서 나온 확실한 83개의 메달이 정확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허드슨강의 기적'은 사실 기장과 승무원, 승객, 구조대원, 해안경비대 등 모두가 일궈낸 기적이다. 전국체전 성적도 714명의 선수단이 쏟아낸 열정이다. 714명의 제주전사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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