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노래 작곡·물숨 OST 참여
유네스코 평화예술홍보대사 활동
음악으로 해녀 알리는 작업 활발

"내게 해녀는 아주 특별한 의미입니다. 오랜 시간 그들이 삶을 통해 만들어낸 에너지는 경이로운 것입니다. 그들이 자랑스러워지는 모든 것을 응원합니다"

재일 제주인 2세 뉴에이지 음악 작곡가 양방언씨(56)에게 해녀는 살아있는 뮤즈 중 하나다.

1996년 1집 앨범 'Gate Of Dreams'으로 데뷔한 양씨는 1999년 말로만 듣던 해녀를 처음 만났다. 북제주군 한림읍 협재리 출신 아버지는 억척스럽게 고통스런 삶을 사는 해녀를 들려줬다. 처음 '경외'의 대상이던 해녀는 양씨에 이르러 달라졌다.

양씨는 "해녀들에게는 말로는 설명하기 힘든 에너지가 있다. 물질을 하고 나서도 밝게 웃는다. 거칠게 보여도 정이 많고 순수하다"고 말했다.

2013년 '해녀노래' 의뢰가 왔을 때 선뜻 응했던 것도, 20명 해녀합창단과 무대에 섰던 일도 자부심으로 남았다. 양씨는 지금도 매 공연마다 '해녀노래'를 연주한다.

영화 '물숨' 음악감독으로 참여하면서 해녀에 대한 감정은 더 깊어졌다. 영화를 보고 나서 동명 타이틀곡을 직접 작곡했다. 삽입곡으로 쓰인 '블랙 펄(Black Pearl)'은 '프린스 오브 제주(Prince of Jeju)'와 더불어 최근 발매된 그의 음악인생 20주년 첫 베스트앨범인 '양방언 더 베스트'에 수록돼 있다. 20여년 동안 발표한 7장의 솔로앨범과 다양한 음악작업 속에 담은 '제주'와 '해녀'에 대한 오마주다.

양씨는 "'물숨'을 보기 전 바다 위의 해녀를 봤다면 지금은 바다 안의 해녀를 조금은 알 것 같다"며 "슬픔을 품을 줄 알고 서로를 도울 줄 아는 마음들로 긍정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해녀들의 가장 큰 강점"이라고 정리했다.

유네스코 평화예술홍보대사인 양씨는 해녀노래의 음원을 여러 버전으로 활용해 세계에 알리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양씨는 "연주할 때마다 '무슨 곡'인지를 묻는 것을 보면 해녀들의 삶과 문화가 세계적으로 통하는 것 아니겠냐"며 "이를 보다 잘 활용하면 해녀를 알리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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