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교육국장

지난 브라질 리우올림픽 펜싱 남자 에페 경기 결승전에 출전한 박상영 선수가 마지막 라운드 직전 작은 심호흡 뒤 고개를 끄덕이면서 혼잣말을 반복하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잡혔다. 단 1점만 내줘도 승패가 결정 나는 벼랑 끝에 몰린 10대14의 스코어였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박상영 선수는 연속 5점을 따내는 대역전드라마로 금메달을 따냈다.

학생들이 흘린 땀과 노력이 열매로 맺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될 수능을 앞두고 불안과 초조함을 떨치지 못하고 있을 학생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아 편안한 마음으로 시험을 치를 수 있기를 기원한다. 더불어 학생들이 흘린 땀과 눈물, 최선을 다했던 시간들에 박수를 보낸다. 혹 시험문제가 어렵더라도 당황하거나 놀라지 말고 침착하고 담대하게 생각하면서 하나씩 차분히 풀어 나가고 그동안 착실하게 쌓아왔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굳센 의지와 도전정신으로 수능 시험일인 11월17일은 학생들의 인생 최고 날이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는 강력한 자기 암시를 통해 학생들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 꿈에 한 발 더 다가서는 날이 되기를 기원한다. 수능으로 모든 인생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 나는 것처럼 느껴지기에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도 힘들고, 또 인생에 있어 가장 큰 관문으로 생각될 것이다.

내가 원하는 꿈을 향해 한발 더 바짝 다가갈 수 있을지, 아니면 더 돌아서 가게 될지 막막하고 두려울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사람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리다)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면, 이제 하늘의 뜻을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사실 지나고 보면, 수능의 점수가 인생의 성공 또는 행복을 결정짓는 필수조건은 아니다. 높은 점수를 얻어 명문대를 간다고 행복하고 꼭 성공하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생각으로, 어떤 가치를 만들며 살아가느냐가 중요하다. 그리고 학생들 모두가 소중한 사람이다. 사랑받기에 충분하며, 너무나 가치 있는 존재라는 것을 늘 잊지 말길 바란다.

겨울이 추울수록 봄철 산야에 피어나는 꽃이 더 아름답다고 한다. 지난 12년 동안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이렇게 한 사람의 완성된 인격체로 성장한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자랑스러운 학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미래를 축하하는 선물로 한 가지만 당부드리고 싶다.
수험생들은 이제 명실상부한 사회인이 된다. 사회에 나아가면 항상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는 사람이 돼주길 바란다.

톨스토이는 '세 가지 질문'이란 글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은 바로 현재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이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즉, 현재 자기 앞에 있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인생을 가장 보람 있게 사는 것이라는 뜻이다. 

여러분의 인생을 가장 살찌게 하는 시절이 바로 지금이다. 당면한 현재를 어떻게 여러분이 경영하는가에 따라 주어진 여러분의 인생은 달라진다. 이 시기 사회생활에서 자신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을 찾아 능력을 최대한 계발하길 바란다.  이제 수험생활 마지막 라운드가 남았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힘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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