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 등재권고…최종 결정 코 앞
국가목록 5번째…2005년부터 ‘제민일보’ 분위기 조성 한몫

‘공동체성’각인, 1일 국회 세미나 등 ‘등재 이후’논의 기대

‘제주해녀문화(Cluture of Jeju Haenyeo(Women divers)'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은 물질 기술 외에도 민속지식을 통해 이어져온 '살아있는 문화유산(Living Heritage)'의 인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우리나라 19번째, 제주 두번째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19번째, 제주도 이번으로 칠머리당 영등굿에 이어 두 번째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을 확보하게 되는 등 문화유산적 가치에 있어 타 지역에 우위를 점하게 됐다.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등재 과정은 녹록치 않았다.

2000년 들며 학자들을 사이에서 ‘유산 인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구체화하지 못했다. 이후 제민일보가 2005년 창간 15주년에 맞춰 '제주해녀'의 정체성(Identity)를 화두로 꺼냈고, 11년 동안 한 호흡으로 해녀 문화의 가치를 다져온 것이 바탕이 됐다.

제민일보 대하기획 '제주잠녀(해녀)'는 잠녀와 잠수, 해녀 등 제각각인 명칭에 대한 지적으로 시작해 지역적 소재를 발굴하고 현장 조사를 자료를 수집했다. 도민들로 하여금 자신이 속하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는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수행했다. 제주도내 100개 어촌계를 도는 현장 조사에 이어 고령으로 사라지는 해녀들의 기억을 정리하고 1950년대 터 1990년대까지 40년에 걸친 독도 물질사(史)를 연결했다. 이후 해녀문화목록(2014년 6월~)까지 지역의 관심에 한 발 앞서 해녀 문화를 살펴왔다.

해녀 기획이 시작된 지 1년 만인 2006년 6월 제주해녀박물관이 문을 열었고, 어촌계 탐방을 통해 잠녀들의 현실을 살피고 가치를 인정하는 작업이 진행되는 도중 2009년 11월 3년의 산고 끝에 '해녀문화 보존 및 지원 조례'가 탄생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2011년 '제주해녀문화 세계화 5개년 계획' 수립과 올해로 3기가 구성된 해녀문화보존 및 전승위원회의 활동도 지켜봤다.

이후에도 계속해 '대표목록'등재까지의 과정에 필요한 '내부 공감대 형성'과 '향후 보존·관리 방안'에 있어 방법을 제시하는 등 감시자와 조력자 역할을 해왔다.

△ ‘지속가능한’에 기대

해녀문화 등재에 대한 저항은 또 있었다.

유네스코 등재를 위해서는 우리나라에서 문화재 또는 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어야 하지만 제주해녀문화는 그러지 못했다.

제주해녀문화는 2011년 12월말 우리나라의 무형문화유산 예비목록에 등재됐다.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무형문화재분과.세계유산분과)는 아리랑과 김치, 인삼, 구들에 이어 5번째로 ‘해녀’를 올렸다. 이중 아리랑이 2012년, 김치가 ‘김치와 김장문화’로 20013년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됐다.

이후 정식 신청서를 수차례 수정.보완하면서 유네스코가 강조하는 ‘공동체성’에 있어 상징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존재라는 점을 부각했다. 앞으로 최종 결정 과정에서 공개될 ‘등재 이유’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대표목록 등재를 위해서는 △해당 유산 등재 후 무형유산의 가시성 확보와 무형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제고, 무형유산에 관한 대화 촉진에 기여해 인류의 문화 다양성과 창의력을 증명해야 하며 △해당 유산을 보호.증진할 수 있는 효과적인 보호 조치를 구비해야 한다는 점 무엇보다 △해당 유산의 보호.전승 관련 공동체, 단체 또는 개인의 광범위한 참여가 있어왔고 등재 신청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지고 있으며 자유의지에 따라 사전 동의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시킨 점 역시 등재 권고 판단에 영향을 미쳤다.

△ 등재 신청 공감대 형성 주효

유네스코 대표목록의 등재조건 중 중요한 것은 살아있는 유산에 대한 지역 사회의 인정에 있다. 그 점에 있어 제민일보의 역할은 컸다.

'해녀콘텐츠산업 지원 조례'가 만들어지고 문화재청 무형문화재위원회가 '대한민국무형문화유산국가목록'에 '해녀'를 포함한 과정이나 이후 등재를 위한 움직임을 꾸준히 살폈고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공감대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주문을 실천했다.

최종 결정은 이달 말 이디오피아 아디스 아바바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보호협약 제11차 정부간 위원회에서 내려진다. ‘제주해녀문화’는 전체 대표목록 등재 심사 37건 중 24번째로 검토된다.

대표목록 등재를 가시화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은 문화유산 가치에 대한 인정과 더불어 활용에 있다.

그런 점에서 1일 국회 도서관에서 진행되는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정책 세미나’의 의미는 크다.

제주도 주최, 강창일·오영훈·위성곤 국회의원과 ㈔세계문화유산보존사업회(이사장 백승훈) 주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문화재청·유네스코한국위원회·제민일보사 후원으로 진행되는 이번 세미나는 '제주해녀 정신, 세계의 가슴에'를 대주제로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등재에 따른 과제와 제주의 미래를 다룰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 등재 작업의 중심에 있던 박상미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한국외국어대 교수)과 전정환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장이 각각 유네스코 등재 의미와 브랜드 가치 활용 방안에 의견을 내놓는 등 발전적 대안과 추가적 정책 지원 방향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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