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규 제주대학교 교수, 논설위원

필자가 제주도에서 처음 학생들을 가르친 것이 1996년이니 올해로 꼭 20년이 되는 셈이다. 필자는 관련 분야가 아닌 사람으로부터 "당신 전공이 무엇이요?"라는 질문을 받으면 간단히 "컴퓨터입니다"라고 대답한다. 그러나 같은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이 물으면, 보다 세부적으로 "패턴인식입니다"라고 대답한다. 컴퓨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람들이 아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마 '패턴인식'이 무엇인가 생소하게 생각될 것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패턴인식'은 '인공지능'과 같은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헌데 '인공지능'이라는 것 역시 이해하기 쉽거나 많이 쓰던 단어는 아니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국민 대부분이 '인공지능', '딥러닝'이라는 단어를 많이 접하게 되고, 이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아마 '알파고'의 영향인 듯싶다. 우선 간략하게 '인공지능'이 무엇인지를 살펴보자. '인공지능'이란 인간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사고, 학습, 자기계발 등을 컴퓨터가 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컴퓨터 공학 및 정보기술의 한 분야로서, 컴퓨터가 인간의 지능적인 행동을 모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또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과학의 다른 분야와 관련을 맺고 있다. 오늘날에는 여러 분야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 그 분야의 문제해결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구글 인공지능(AI) 프로그램 '알파고 쇼크' 이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기술관련 스타트업(기술벤처기업)들이 각광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는 디지털 비서와 자율주행차, 모바일 헬스케어 등을 위한 핵심 기술로 AI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들도 인공지능 관련 스타트업 인수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이들 업체들의 기술을 통한 시너지 등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구글이 영국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딥마인드'를 인수한 지 2년 만에 '알파고 열풍'을 일으키며, 자사의 검색 및 번역, 이메일 서비스 등을 고도화시키고 있는 것에서 그 예를 볼 수가 있다.

지난 10월20일 서울 역삼동 디캠프 다목적 홀에서 '인공지능 디파티(D.Party)'가 개최됐는데, 여기에는 SK㈜C&C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삼성, LG, KT 등 대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15개의 인공지능관련 스타트업의 발표를 들은 뒤, 협업을 모색하는 네트워킹 시간을 가졌다. 국내 대기업 자체적으로도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0월24일 네이버는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올해로 9회를 맞는 개발자 회의 'DEVIEW 2016'를 개최했다. 여기에서 네이버는 스마트홈, 커넥티드카, 웨어러블 등 새로운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 음성인식대화 시스템  '아미카'와 로봇 'M1' 등을 선보였다. 네이버가 지난해 인공지능기술을 개발해 하드웨어에 접목하는 '프로젝트 블루'에 착수한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결과물을 공개한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소위 '청년창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그 중심 영역중 하나가 소위 정보통신기술 (ICT)이다. 진취적인 생각을 가지는 청년들이 자신이 가진 ICT지식관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페이스북(facebook)' 같은 신화를 이룬다면 국가적으로도 바람직한 일이다. 제주지역도 마찬가지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현재 꾸준히 ICT관련 창업을 지도·지원한다고 한다.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진취적인 청년들을 지원하는 좋은 일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현재와 같이 경쟁이 치열한 여건에서는 다른 사람이 할 수 없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요구된다. 이러한 때에 '인공지능'에 관련된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이를 창업으로 유도하면 어떨까 한다. 아직은 인공지능분야는 창업의 '신세계'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