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항몽유적 학술대회 제주고고학연구소 연구진 발표
외성 영정주 등 공법 발전 반영…내성은 삼별초가 건축
"등성시설 규정은 성급·추가 연구 필요" 등 다른 견해도

고려시대 삼별초 대몽 항쟁의 마지막 보루였던 항파두리성에 대한 조사결과 독특한 축조방식이 확인됐다.

제주고고학연구소(소장 강창화)는 제주도세계유산본부 주최로 지난 5일 제주대 인문대학 2호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 항파두리 항몽유적 학술대회'에서 최근 진행된 항파두리 내·외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항파두리 외성 기저부 석렬에서 일정간격으로 영정주(성벽이나 뒷채움 구간을 지탱하는 나무기둥)를 세우기 위해 돌출된 초석이 발견돼 특징적인 점으로 꼽혔다.

이는 강화중성에서 일부 확인되고 있지만 그 이전 시기의 토성에서는 영정주의 위치에 석재가 빠져 있는 것이 확인돼 당시 성을 쌓는 공법의 변화나 기술적 특징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됐다.

토성을 오르는 등성시설도 외성에서 발견됐다. 등성시설은 고려시대 토성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항파두리만의 독특한 특징으로, 발전된 기술 접목을 보여준 것으로 여겨진다.

항파두리 내성은 2013년부터 3차례 발굴조사 결과, 이전 항전지인 진도 용장성의 축조방식과 유사해 삼별초 내 건축기술자에 의해 건축된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고고학연구소 연구진은 또 내성의 1~8호 건물지에 대해 1호는 삼별초 지휘소, 2호는 마당, 3·5호 주변은 철제 무구 시설, 7·8호는 건물지 외곽 방어시설 또는 문루·창고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이날 토론에서는 추가적인 연구의 필요성과 함께 연구진과 다른 견해도 제기됐다.

최인선 순천대 교수는 "충주읍성 외성 등 기단석렬 바깥에 별도의 영정주 초석을 놓은 예가 있어 이런 기법이 삼별초군만의 특징인지, 축성기법의 차이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등성시설로 규정된 유구의 경우 토성을 오르기가 어렵지 않은 점에 비춰 치성 등 다른 용도가 아니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성현 고려문화재연구원은 "용장성과 항파두리 내성은 입지적 차이 등으로 유사성에 한계가 있다"며 "성벽의 축조수법도 외성과 내성이 차이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축조시기가 달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고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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