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석 치과의사 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김 씨는 최근 사랑니 염증이 심하니 빨리 대학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으라는 권유를 받았다. 평소 무서워서 치과 근처에도 가지 못하는 김씨는 턱뼈도 깍고 사랑니를 쪼개는 수술이라는 말에 더욱 겁에 질렸다. 하지만 반수면마취 상태에서 수술을 거의 통증 없이 마친 김 씨는 이참에 그동안 미뤘던 임플란트 수술도 생각하게 됐다.

치과치료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치과치료를 미루고 피하다가 심한 질환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치과 공포증'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지만, 우리나라 전체 인구 중 약 10~15% 정도가 치과공포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랑니 발치나 임플란트와 같이 턱뼈를 뚫는 수술의 경우 부분마취만으로는 통증과 공포를 없애기가 어렵다. 이럴 때는 정맥주사를 통해 진정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마취는 주로 크고 어려운 수술에 시행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치과공포증이 심한 사람도 이러한 진정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치과치료는 입과 얼굴을 치료하기 때문에 공포감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반수면이라고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치료 도중 수면상태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상태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잠이 들고 그 사이에 치료가 끝나는 것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반수면마취는 숨을 쉬는
구강 내를 치료하기 때문에 완전히 잠들게 하지 않고 불안감이 많이 사라지고 편안한 상태, 약간 졸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다만 진정약물을 사용하고 수술중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것이 필수적이므로 구강외과와 마취과 의사의 협진이 필요하다. 반드시 경험이 풍부한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진정법이 가능한 전문시설이 있는 병원에서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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