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농협 극조생 입고 후 수일 지나 선과
부패 빨라 상품성 저하 등 가격 하락 우려

올해산 극조생 노지감귤을 출하하고 있는 제주지역 농가들이 선과 지체로 애를 태우고 있다.

일부 지역농협들이 입고 후 수일이 지나서야 선과작업을 진행하면서 부패로 인한 상품성 저하를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노지감귤을 재배하고 있는 A씨는 지난달 20일 안덕농협 감귤유통사업소로 올해산 극조생 감귤을 입고했다.

부패가 빠른 극조생 감귤 특성상 수확 후 바로 선과해 유통해야 하지만 A씨의 감귤은 5일이 지난 25일이 돼서야 선과를 마쳤다.

A씨는 "수확 후 3~4일만 지나도 부패가 진행되는데 선과가 늦어지면서 공판장으로 유통될 때는 이미 3분의 1 이상이 썩었다"며 "상품성 저하는 곧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농가의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안덕농협에 따르면 물량이 몰릴 때는 하루 선과 작업량이 40t에 육박하지만 현재 가동되고 있는 선과기는 소형 단 2대로, 수확 후 당일 선과는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다른 지역농협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로 장비·인력 부족으로 선과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당일 선과를 위한 입고 물량 조절 등의 체계적인 시스템 없이 들어오는 물량을 그대로 쌓아 놓으면서 농가들의 불만을 자초하고 있다.

안덕농협 관계자는 "물량이 쌓이기 시작하면 입고 순으로 처리하고 있다"며 "선과장비 자체가 소형이어서 새벽까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비 확충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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