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포럼 '작품 기증 미술관'주제 세미나
기준 없는 즉흥 결정 경계.객관적 관리 장치 주문

제주 예술 정책의 '철학 부재' 에 대한 경계가 주문됐다. 기준 없는 즉흥적인 기증 미술품 활용 사업이 지역 문화 예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제주문화포럼이 최근 진행한 '작품기증미술관의 건립 기준과 방향성'주제 토론회에서 이명복 갤러리노리 큐레이터는 "기명미술관이 문제라는 것이 아니라 왜 기명미술관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부족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 큐레이터는 "작품 기증이나 매입에 대한 기준 없이 미술관만 짓는 기형적 구조가 제주 미술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벌써 수장고가 부족해 새로 지어야 하는 현실이나 차별화한 콘텐츠가 없는 것이 그 증거"라고 지적했다.

또 "타 지역에서 기명미술관에 대한 반성이 일고 있는데 반해 제주는 적절한 검토나 현황 분석, 운영 계획 없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도민 공유'라는 공공미술관의 목적을 감안한다면 현실성 있는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양은희 건국대학교 글로컬문화전략연구소 연구교수도 "건립기준이 없어 자치단체장 및 자체 판단으로 미술관 건립을 허용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드문 사례"라며 "미술품 기증만으로 공립 미술관을 설립하는 것은 향후 막대한 재정 적자를 간과한 근시안적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증심의위원회 설치 등 객관적 관리 장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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