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덕순 제주대학교 기획처장, 행정학과 교수, 논설위원

미래학자들은 21세기 말이 되면 100세 시대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사실 인간의 가장 오래된 욕구 중의 하나가 무병장수하는 것이다. 이런 꿈을 위해 진시황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불로초를 구하려고 했지만 찾지 못했다.

하지만 오늘날은 지속적인 의약품 개발을 통해 인류의 건강과 평균수명이 획기적으로 증진되고 있다. 현대판 불로초인 것이다. 앞으로도 더욱 건강한 100세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약학에 대한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제약산업은 지속적인 성장이 보장된 미래의 핵심 생명산업인 것이다. 

현재도 신약개발은 그 경제적 효과가 매우 높다. 제약산업의 부가가치율과 1인당 부가가치액은 일반 제조업의 1.5~2배에 달하며, 경제적 파급효과는 발생 매출의 3배에 이르며 10조원의 매출증가는 1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것이다.

제주지역은 국제자유도시 출범과 더불어 관광개발에 막대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관광산업만으로는 지역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산업구조의 다각화를 통해 제주지역의 젊은이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 주고 더불어 지속적인 지역성장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돌파구를 제약산업에서 찾고 제주의 미래 핵심산업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제주도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한라산을 중심으로 1800여종의 다양한 생물자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세계자연유산 등재 등으로 청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제약산업의 메카로 성장할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관건은 이를  추진할 전문인력 확보다. 제약산업은 과거의 반도체산업이 그러했듯이 고급인력의 양성과 공급이 성패를 좌우한다. 그리고 제약산업은 생명과학, 의·수의학분야는 물론 공학분야간의 학제적 협동도 필요한 영역이다. 하지만 제주지역에서는 생명과학, 의·수의학, 공학과 관련된 학과는 있지만 약학과 관련된 학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비록 제주대학교 병원내 임상의학연구소와 임상실험센터가 있어 신약개발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이를 수행할 기초인력이 양성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제주대학교에 약학대학 신설이 필요한 이유이다. 2015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보건의료 인력 수급 중장기 추계 결과' 발표자료에 의하면 약사인 경우는 2030년에는 1만5000여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미국, 일본 등 제약산업의 선진국들은 약사 중 연구 및 관련 업무 약사 비율이 50% 내외이나 우리나라는 22.5%로 대부분 개국약사에 치우쳐 있다.

따라서 제주대학교의 약학대학은 신약개발 전문 약과학자 배출에 초점을 둬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양성된 인력들은 제주지역에 소재한 제약회사, 바이오 관련회사 및 BT와 접목한 기술 중심형 신산업 등에 제공됨으로써 제주지역이 신약개발의 메카로 성장하는데 중추인력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제주대학교는 지난해 전북대학교, 동아대학교와 함께 '약학대학신설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신설을 위한 다각적인 공동의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하지만 약학대학 신설은 대학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하다.

약학대학 신설은 건강한 100세 시대를 위한 나의 일이고 지역의 산업구조의 다각화의 출발점이라는 인식 하에 도민들의 염원이 함께 모아질 때 가능할 것이다.

지난 2011년 전국적으로 약학대학이 증설된 가운데 제주대학교가 배제된 가슴 아픈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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