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씨 '소나무가 좋은 이유'

세상사가 그렇다. 다 제 입맛대로다. 수필가의 세상도 비슷했다. 갑작스런 사고와 뇌출혈로 몸의 일부를 못 쓰게 되면서 눈도 생각의 깊이에도 변화가 생겼다. 비가 오는 날 옷이 더 젖기 전에 휠체어를 빨리 밀어달라는 '나'와 빨리 가면 앞에서 내리는 비까지 더 맞는다는 '아내'의 실랑이 끝에 "조금 더 이해했더라면" 마음을 다잡는 것도, 힘든 재활 운동 탓에 수다쟁이가 되고 조금은 느린 호흡으로 세상을 보게 된 것도 장애가 준 선물이다. 글을 통해 마음의 벽을 허물고, 세상과 소통한다는 말은 살아있음의 확인이기도 하다. '가고 싶었던' '걷고 싶던'의 끝에 맺힌 것은 아쉬움만은 아닌 듯 싶다. 열림문화.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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