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일 "나는 민주당 당원이고 따라서 당이 잘 되기를 바라지만 당의 문제에 개입하거나 항간에서 말하는 `정당 만들기" 등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약속한다"고 선언했다.

김 대통령은 임오년 새해를 맞아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 최종영(崔鍾泳) 대법원장, 이한동(李漢東) 총리 등 3부요인들이 참석한 가운데입법, 사법, 행정부의 주요 인사 193명으로부터 신년인사를 받은 자리에서 "나는 민주당 총재직을 퇴임하며 국정에 전념하겠다고 약속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오홍근(吳弘根)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통령은 또 "경제를 재건하고 중산층과 서민층 삶의 안정을 도모하며 남북문제에서 가능한 범위내에서의 발전과 월드컵과 아시안게임 등 양대 경기대회, 대선과 지방선거 등 양대선거를 대통령으로서 전력을 다해 치러내고자 한다. 그래서 총재직을 그만 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김 대통령의 언급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과정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 것은 물론 정치권 일각에서 나도는 `3김연대"나 신당창당 등을 통해 정계개편을 추진하는 일도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풀이 된다.

이와 함께 김 대통령은 대선과 지방선거와 관련해 "양대 선거를 사상 유례없는 공명선거로 치러야 한다"면서 "관권이 개입하지 않고 투개표 부정이 없는 것이 공명선거가 아니며 이제는 돈을 쓰는 불법선거, 중상모략, 지역감정을 이용한 분열조장 등이 없어지고 정책대결이 이뤄지는 선거가 이뤄져야 한다. 이것이 공명선거"라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또 "정치가 한 단계 더 진보해야 한다"면서 "나도 정치지도자의 한사람으로서 현실정치에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는 남미 어느 나라처럼 정치가 소임을 다하지 못할 때 나라가 어떻게 되는가를 보고 있다"며 정치개혁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어 김 대통령은 "정치발전이 이뤄지려면 국민도 달라져야 하며 국민이 공정한 판단력을 갖고 누가 국가에 필요한가를 제대로 보아야 한다"면서 "학연이나 지역감정을 갖고 투표를 하면 정치발전은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통령은 "금년에 중요한 것은 경제문제와 월드컵, 선거 등"이라면서"세계가 어떤 어려움에 빠지더라도 살아남는 체질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남북문제와 관련, 김 대통령은 "의연하고 성의있는 자세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뒤 "3대 과제, 4대 행사에 전력을 다함으로써 튼튼한 도약의 기반을 닦아 다음 정권이 부담없이 승승장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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